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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의 한국선수들이 유럽 곳곳을 누비고 있지만, 한국 선수들을 바라보는 유럽축구계의 시선은 차가웠다.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맨유에서 7시즌이나 뛰고 있는 박지성조차 여전히 외신을 통해 '맨유에 유니폼을 팔러온 것이 아니냐'는 뉘앙스의 기사가 나온다.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두차례나 출전한 베테랑이 이정돈데 다른 선수들의 경우는 오죽할까. 한국선수들의 경기력이 점점 호평받고 있지만, 아시아시장 마케팅용이라는 꼬리표는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차가운 시선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이들은 모두 높은 이적료를 제시받았고, 유럽팀들간 협상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적료를 내고 선수를 영입한다는 것은 그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한국선수들이 유럽에서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인정하는 셈이다. 여기에 높은 이적료는 성공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미다. 한국에서가 아닌 유럽팀들간의 이적에는 마케팅보다는 실력적 측면이 더 고려되는 만큼 한국선수들의 위상이 올라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은 더이상 유럽축구계에서 변방이 아니다. '빅4'에 두 명의 선수가 뛰고 있다. '별들의 잔치' 유럽챔피언스리그에도 3명(박지성 박주영 박주호(스위스 바젤)의 선수가 출전한다. 독일 진출 러시로 유럽파 숫자는 일본이 더 많다. 그러나 J-리그로부터의 이적이 다수였다. 일본 기업의 후원도 가능하고 낮은 이적료에 대한 이점이 작용했다. 물론 나가토모 유토(인터 밀란)같은 빅리거가 생겨나고 주전으로 뛰는 선수가 늘어나며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유럽에서 뛰는 한국선수들에 대해서는 좀 더 자부심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유럽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