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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52)은 2009년 K-리그를 준비하면서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그러나 최 감독은 뚝심있게 이동국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언젠가는 터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포항 스틸러스와의 K-리그 22라운드 경기에서도 원톱 자리는 이동국의 몫이었다. 최 감독은 "친정팀을 상대로 (부진을) 풀어야지 누구에게 풀겠느냐"고 웃으면서 "(이)동국이가 골은 못 넣고 있지만 나쁘지 않다. 심리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면 내가 먼저 뺐을 것이다. 단지 찬스를 골로 연결하지 못한 것 뿐"이라고 무한신뢰를 드러냈다. 그야말로 '나믿이믿(나는 믿을래. 이동국 믿을래)'이었다. 최 감독은 "오늘 동국이가 골을 넣고 포항에게 승리한다면 그거야말로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최 감독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스승의 무한신뢰가 9경기만에 결실을 맺었다. 제자는 오랜 기다림에 사죄하듯 멀티골로 화답했다. 이동국은 포항전 후반 16분 신광훈과 경합 끝에 페널티킥 찬스를 얻어냈고, 찬스를 오른발로 마무리하면서 긴 침묵을 깼다. 1대1로 팽팽한 공방전이 계속됐던 후반 33분에는 상대 골키퍼와 수비진 실책이 곁든 행운의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다시 두 주먹을 움켜쥐었다. 후반 종료 직전에는 수비수 경합을 떨쳐내고 또 다시 골망을 갈라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은 2만여 관중들은 이동국의 골폭풍에 환호했다.
한편, 전남 드래곤즈와 부산 아이파크는 이날 광양 축구전용구장에서 가진 리그 22라운드에서 전반전에만 각각 한 골씩을 주고 받으면서 1대1로 비겼다. 전남은 승점 33으로 7위 자리를 지켰고, 부산은 승점 36으로 수원 삼성(승점 35)을 제치고 4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전주 광양=전영지 박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