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시즌 K-리그 최다 6연승, 데얀 2골 폭발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08-20 20:55



20일 제주월드컵경기장, FC서울과의 빅뱅을 앞둔 박경훈 제주 감독은 비장했다.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2라운드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20~30분 만에 끝내는 선수단 미팅을 1시간 가까이 했다. 세밀할 플레이까지 지시했단다. 그는 "이길 때가 됐다. 오늘이 고비다. 상대가 서울인 만큼 선수들의 자신감이 살아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제주는 이날 경기전까지 서울전 10경기 연속 무승(3무7패)에 시달렸다. 2008년 8월 27일 이후 이긴 적이 없다. 박 감독도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후 유일하게 넘지 못한 팀이 서울이다. 여섯 차례 상대해 3무3패다. 서울에 이기면 59경기 만에 K-리그 15개 전 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날이었다.

하지만 서울은 여전히 제주의 통곡의 벽이었다. 징크스는 계속됐다. 제주의 서울전 연속 무승은 11경기(3무8패)로 늘어났다. 서울이 제주를 3대0으로 완파하고 올시즌 K-리그 최다연승인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승점 39점(11승6무5패)을 기록, 3위를 유지했지만 2위 포항(승점 40·11승7무3패)과의 승점 차를 1점으로 줄였다. 1위 전북(승점 44·13승5무3패)과도 5점차다. 전북과 포항은 22일 전주에서 충돌한다.

특급 해결사 데얀과 몰리나가 합작해 골문이 열렸다. 전반 41분이었다. 최태욱의 패스를 받은 몰리나의 수루패스가 기가 막혔다. 수비라인의 타이밍을 뺐는 반박자 빠른 패스로 벽을 허물었다. 볼을 잡은 주인공은 데얀이었다. 제주 수문장 김호준과 1대1로 맞닥뜨린 데얀의 오른발이 시원스럽게 볼을 때렸다. 골망이 출렁였다.

제주는 후반 전세를 뒤집기 위해 파상공세를 펼쳤다. 후반 시작과 함께 배기종이 슛한 볼이 크라스바를 강타했다. 박 감독은 후반 16분 발이 빠른 강수일을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다. 그러나 또 다시 제주의 골망이 흔들렸다. 후반 29분 중원사령관 하대성이 번쩍였다. 몰리나가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크로스한 볼을 문전에서 방향을 살짝 바꾸는 영리한 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데얀은 후반 42분 추가골로 원정 완승의 대미를 장식했다. 3경기 만에 골폭죽을 재가동한 데얀은 17호골을 기록, 득점 공동 선두에서 단독 선수로 올랐다. 지난달 23일 광주전까지 5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그는 6일 울산전, 13일 전남전에선 침묵했다. 15골을 기록하고 있는 상주 김정우는 이날 수원전에서 침묵했다.
서귀포=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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