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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챔피언이라는 말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FC서울의 복수 시리즈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극약처방이었다. 주효했다. 서울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최 감독의 위기관리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대행에 오른 이후 정규리그 13경기에서 8승3무2패를 기록했다. 서울은 현재 승점 33점(9승6무5패)으로 4위에 올라 있다. 최 감독 체제에서 승점 27점을 올렸다.
마침내 칼끝이 전남을 향하고 있다. 빚을 돌려주겠단다. 당시 황 감독을 보좌하던 최 감독은 할 말이 없었다. 체면을 구긴 선수들도 충격을 받았다. 기억 속에서 지우지 않았다. 최 감독의 선전포고는 6일 이미 시작됐다. 20라운드 울산 원정에서다. 서울은 울산을 2대1로 꺾고 파죽의 4연승을 달렸다. 그는 "리그 초반 우리에게 패배를 안겨준 광주에 복수했다. 전남도 3실점 한 팀이다. 홈에서 철저하게 복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은 지난달 23일 리그 초반 0대1로 패한 광주를 홈으로 불러들여 4대1로 대파했다.
전남은 재역전을 꿈구고 있다. 하지만 서울은 더 이상 밑을 주시하지 않는다. 선두권 경쟁에 본격 가세한 만큼 상승을 노리고 있다. 1위 전북(승점 43·13승4무3패)은 여전히 멀리 있지만 2위 포항(승점 37·10승7무3패)과의 승점 차는 4점이다.
최 감독은 전남전을 기다려왔단다.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다만 초심은 잃지 않았다. 그는 전남전 각오를 묻자 "방심은 금물"이라고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사제지간으로 인연을 맺은 정해성 전남 감독에게도 예의를 갖췄다. "감독님은 굉장히 인간적이다. 성격이 강하지만 선수들에게 덕을 잘 베풀고, 애정도 많이 주셨다. 전남은 승부조작 파동과 지동원의 이적, 어린 선수들의 청소년월드컵 출전으로 누수가 많다. 하지만 정 감독님 특유의 강인한 정신력과 조직력으로 팀을 잘 꾸려가시고 있다."
그러나 승부는 양보할 수 없다. 다시한번 복수를 거론했다. 최 감독은 "한-일전에서 봤듯이 정신력으로 한계가 있다. 우린 경기 운영과 기술적인 면에서 전남에 압도한다"며 "전남 원정은 잊을 수 없다. 선수들도 자존심이 걸려 있다며 결의가 대단하다. 날씨는 무덥지만 경기에서는 차갑게 복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