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옛동료' 김정우-혼다, 공격수 변신 정면대결

8일 오후 한-일전을 위해 일본 삿포로 치토세 공항에 입국한 한국대표팀 공격수 김정우.
삿포로= 김경민 기자 [e-mail]

한솥밥을 먹었던 옛 동료가 그라운드에서 양국을 대표해 충돌한다.

J-리그 나고야에서 함께 뛰었던 김정우(29·상주)와 혼다 게이스케(25·CSKA 모스크바)다. 김정우와 혼다의 인연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울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김정우는 2006년부터 일본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로 둥지를 옮겼다. 혼다는 2004년 18세의 어린 나이에 J-리그에 데뷔했다. 둘은 2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이제 시간이 흘러 둘은 한국과 일본축구의 핵심 선수가 됐다. 이후 김정우는 2008년 성남으로 유턴했고, 혼다는 네덜란드 VVV 펜로로 이적해 해외진출의 꿈을 이뤘다.

둘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수차례 대결을 펼쳤다. 그라운드에서의 충돌은 지난해 5월 24일 한-일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혼다와 김정우는 창과 방패였다. 혼다는 중원에서 공수의 실마리를 푸는 역할을 담당했다. 김정우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혼다를 저지하는 역할을 맡았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변했다. 김정우가 스트라이커로 화려하게 변신하면서 혼다와 같은 공격수가 됐다. 김정우는 K-리그에서 14골을 기록하며 득점 2위에 올랐다. K-리그의활약을 바탕으로 대표팀에서도 섀도 공격수로 나선다. 박주영의 뒤에서 2선 공격을 책임진다.

혼다도 수비수에서 공격수로 변신한 케이스라서 더욱 관심을 끈다. 김정우와 혼다가 나고야에서 한솥밥을 먹었을 때 혼다는 왼쪽 측면 수비수로 기용됐다. 김정우는 중원 미드필더와 왼쪽 측면 공격을 오갔다.

이제 서로를 골문을 지키던 입장에서 서로의 골문을 향해 발 끝을 정조준해야 하는 입장이다.

김정우는 K-리그 득점 2위의 자존심을 일본에서 보이겠다는 각오다. 그는 한-일전을 앞두고 "기회가 생기면 득점하겠다. 한-일전에서는 감독님이 정해주신 포지션에 맞게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답했다.


하성룡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