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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이번엔 어떤 골 세리머니 화제될까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08-10 10:49 | 최종수정 2011-08-10 13:19


2010년 5월 24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천천히 일본팬들을 응시하는 박지성. 스포츠조선 DB

75번째 한-일전에선 어떤 골 세리머니가 화제가 될까.

한국 축구팬들의 뇌리에는 지난해 5월 24일 한-일전 승리에 대한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다. '영원한 캡틴' 박지성(30·맨유)의 골 세리머니 덕분이었다. 일명 '산책 세리머니.' 박지성은 전반 6분 만에 벼락같은 골을 성공시켰다.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흐른 볼을 잡아 세명의 수비수를 뿌리치고 페널티지역까지 단독 돌파한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천천히 일본 팬들을 응시하며 그라운드를 돌았다.

'자신의 성장'을 압축한 세리머니였다.

박지성은 2000년 12월 20일 한-일전에 생애 처음으로 출전했다. 이후 7번의 한-일전이 더 치러졌지만 박지성은 없었다. 부상과 차출 규정에 막혔다. 결국 9년 5개월여란 시간이 흘러 2010년 5월 통산 두 번째 한-일전에 출전할 수 있었다. 대표팀 막내에서 어느덧 주장으로 성장해 있었다. 일본과 네덜란드를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해 '아시아축구의 별'이 됐다. 부상과 비아냥을 성실함과 기량으로 극복했다. 자신이 '자랑스런 선수로 성장했다'라는 것을 일본 팬들에게 눈빛으로 전달했다.

논란이 된 세리머니도 있었다. 무대는 올해 초 카타르아시안컵 4강전이었다. 중심엔 기성용(22·셀틱)이 섰다.

당시 기성용은 전반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뒤 원숭이 표정을 짓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한국 팬이나 일본 팬이나 좋지 않은 과거사로 인해 일본을 향한 세리머니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국내 팬들은 "경솔했다"는 목소리를 냈다. 경기가 끝난 뒤 기성용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라며 말을 아꼈다. 또 자신의 트위터에는 '욱일승천기'(일제강점기 때 사용하던 국기)에 대한 이야기를 남겨 '반일감정에 의해 펼친 세리머니가 아니냐'는 추측을 부추겼다. 이후 기성용은 세리머니 대상이 인종차별을 당했던 스코틀랜드 축구 팬이었다라고 밝혔지만 일본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기성용은 9일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다 지나간 일이고, 그때는 워낙 흥분됐고 긴장됐다. 여러가지 복합적인 일이 많았다. 더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앙금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7개월여 만에 재개되는 한-일전. 어떤 세리머니가 팬들을 흥분시킬지 기대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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