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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커대디' 지동원 아버지의 '맹부삼천지교'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1-07-11 14:39


◇올 시즌 첫골을 넣은 지난 5월 7일 수원전 직후 아버지 지중식씨(왼쪽)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지동원.

'사커대디' 지동원 아버지의 '맹부삼천지교'가 화제다. 아들의 꿈을 위해 추자도에서 선덜랜드로의 이사를 주저없이 결정했다.

'최연소 프리미어리거' 지동원(20·선덜랜드) 뒤에는 언제나 든든한 아버지 지중식씨(52)가 있다. 배구선수 출신 아버지는 중요한 결정의 순간마다 남다른 혜안과 과감한 결단력으로 아들의 축구 인생을 업그레이드해왔다. 소년 지동원을 작은 섬 추자도에서 제주도로 축구유학 보냈고, 중학교 졸업 직후 탄탄한 유스 시스템을 갖춘 전남 광양제철고로 진학시켰다. 선덜랜드행을 향한 의지 역시 시종일관 확고했다. "기회가 언제나 오는 것이 아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도전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아들의 빅리그 진출을 지지했다.

어린 아들을 객지로 떠나보내며 강하게 단련시켜온 지씨지만 선덜랜드행엔 동행을 결심했다. 아버지 어머니가 지동원과 함께 간다. 지씨는 평생 직장으로 알던 추자도 수협에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물맑은 고향 추자도 생활을 정리할 쉽지 않은 결심을 했다. 막내아들의 꿈을 뒷바라지하기 위해서다. 잉글랜드 북동부의 조용한 소도시에서 따뜻한 밥을 지어먹이며, 외롭고 힘든 프리미어리그 적응과정에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어줄 생각이다. 4년 전 잉글랜드 레딩 유소년 시절은 아들 지동원에게 그랬듯 지씨에게도 처음 겪는 혹독한 시련이었다. 엘리트 축구선수 아버지로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다. 부상과 외로움으로 마음고생하는 막내아들에게 전화기를 붙잡고 '참고 버티라'는 말밖에 해줄 수 없었던 무기력한 가슴앓이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아들의 당찬 도전을 직접 곁에서 지켜보며,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아낌없이 응원할 생각이다.

지동원은 선덜랜드행을 서두르고 있다. 전국을 돌며 스승과 지인들에게 작별인사도 마쳤고, 10일 전남 광양전용구장에서 고별식과 사인회를 하며 구단과 팬에 대한 마음의 짐도 덜었다. 11일 예정대로 취업비자가 발급됐다. 바로 다음날인 12일 오후 선덜랜드행 비행기에 오른다. 하루라도 빨리 선덜랜드 구단에 합류해 조금이라도 빨리 적응할 계획이다. 고별 기자회견에서 "돌아오지 않을 생각으로 떠난다"고 밝혔듯 꿈을 향한 각오는 독하고 비장하다. 독일에서 진행중인 선덜랜드 프리시즌 캠프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린 후, 아버지, 어머니가 기다리는 선덜랜드 '스위트홈'으로 향하게 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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