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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말부터 한달 넘게 한국 스포츠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창원지검은 7일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금까지 국가대표 출신 선수를 포함해 50여명이 연루됐고, 16명(군검찰 포함)이 구속 기소된 것으로 밝혀졌다. 돈에 눈이 먼 이들은 자존심을 버리고 축구팬을 배신했으며, K-리그는 '갱있는 드라마'의 무대로 전락했다.
구단은 선수가 진실을 말하지 않는데 어떻게 하냐며 하소연 한다. 이런 강변은 자신의 무능력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이다. 선수 관리는 구단 임무의 기본 중 기본이다. 승부조작 사건이 처음 알려지고 최성국이 자진신고를 할 때까지 한달 가까운 시간이 있었다. 구단이 사태 파악을 하는데 충분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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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연맹은 상벌위원회를 열어 연루 선수들의 징계수위를 정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선수 제명의 기준을 구속 기소 여부로 삼겠다는 얘기가 들린다. 자진신고를 한 선수는 어떤 형식으로든 선처를 하겠다고 한다.
이런 움직임은 연루 선수가 50명이든 100명이든 일벌백계해 승부조작의 뿌리를 뽑겠다고 공표한 프로연맹의 당초 발표에 반하는 것이다. 연루된 선수는 금액이나 구속 기소 여부에 상관없이 다시는 축구판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온정론에 밀려 물러선다면 한국축구의 미래는 없다. 자신신고자에 대한 선처는 사법 처리 과정에 반영되면 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