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턴(왼쪽)과 잉글랜드 대표팀이 입게 될 새 시즌 유니폼의 모습. 사진캡쳐=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축구 시장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유니폼은 기능성 의류를 넘어 패션 아이콘으로 진화했다. 팬들의 지갑을 여는 수단이 됐다. 때문에 각 팀이 유명 스폰서와 계약을 맺어 고유의 색깔을 살리면서도 획기적인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열정 때문에 본의 아니게 팬들에게 실망을 안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2011~2012시즌을 앞둔 현재 에버턴과 잉글랜드 대표팀이 비난의 도마 위에 올라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5일(한국시각) '최악의 유니폼인가? 에버턴과 잉글랜드 대표팀이 화려한(garish) 유니폼을 발매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두 팀을 비꼬았다.
에버턴이 내놓은 새 시즌 야심작은 '밀리터리 룩'이다. 군복을 연상시키는 얼룩무늬로 골키퍼 유니폼을 치장했다.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특정 기념일에 밀리터리 룩을 선보인 사례는 있지만, 축구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디자인이다.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모두를 군인처럼 만들 셈이냐'는 비난과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국기에 새겨진 십자가 모양을 유니폼에 구현하면서 축구종가의 정신을 구현하려 했다. 그러나 수없이 반복되는 십자무늬는 오히려 '촌스럽다'는 팬들의 비난만 불러왔다. 데일리메일이 '이 유니폼을 사겠는가?'라는 제목 하에 실시한 인터넷 투표에서 72%의 팬들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시판 전부터 반응이 좋지 않은 두 유니폼은 선수들의 몸을 채 감싸보지도 못한채 퇴출될 운명에 처한 모습이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