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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중국 프로선수 국내서 첫 수술, 스포츠 의학도 한류시대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06-13 14:51


중국 프로축구 선수가 국내에서 첫 무릎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집도한 송준섭 박사(왼쪽)가 마지막 진료를 끝낸 후 다롄스더 수비수 진양양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스포츠 의학도 한류시대를 맞았다.

중국 프로축구 선수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무릎 수술을 받았다. 독일과 일본 등으로 향하던 발길이 마침내 한국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국 축구의 새로운 물결이다.

국가대표팀 주치의 송준섭 박사(42·유나이티드 병원장)는 최근 중국 슈퍼리그 다롄스더 수비수 진양양(18)의 오른무릎 연골을 수술했다. 일반인과 프로축구 선수의 수술은 차원이 다르다. 과학적이면서도 고도의 전문화된 관리가 요구된다.

다롄스더는 지난해 수술과 재활 치료-훈련을 병행할 수 있는 선진국형 원스톱 의료 시스템이 한국에서도 구축돼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검증 끝에 이웃나라를 선택했다. 특히 유나이티드 병원은 재활 트레이너들이 수술과 치료과정에도 참관해 회복기간을 단축시키고 있다.

무릎수술을 집도한 송 박사도 입소문을 탔다. 2007년 국가대표팀 주치의가 된 그는 A매치 56경기에서 벤치를 지켰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광저우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의 주치의로 태극전사들과 동고동락했다.

오른 허벅지 부상으로 월드컵 최종엔트리 승선이 불투명하던 이동국(전북)은 송 박사의 'OK 사인'으로 기회를 얻었다. 박주영(AS모나코)의 어깨탈구, 조용형(알 라얀)의 대상포진도 조기 치료 덕분에 숨통이 트였다. 3년 전에는 태극전사들의 '병력 데이터' 구축을 주도해 화제가 됐다.

전문의가 된 지 올해로 12년째. 수술 경험만 얼추 4000건이 넘는다. 스포츠 의학 무릎 분야에서는 손가락에 꼽히는 권위자다. 풍부한 임상 경험이 중국에도 알려졌다.

첫 단추는 훌륭했다. 진양양은 "의료 환경이 중국에 비해 훨씬 우수하다. 중국에선 구경할 수 없는 첨단 장비가 많다. 재활치료와 훈련도 과학적이었다. 유럽이나 일본보다 지리적으로도 한국이 더 가깝다. 동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며 만족해 했다.


◇송준섭 박사가 진양양의 오른무릎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있다. 그는 10일 중국으로 돌아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13억 중국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스포츠 의학이 제대로 한류 붐을 타기 위해선 선결 과제가 있다. 비자 문제다.

일주일이면 웬만한 수술을 다 받을 수 있는 성형 관광과는 또 다르다. 스포츠 선수들의 경우 수술과 재활 훈련까지 끝내려면 최소 한 달 이상 소요된다. 비자를 받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체류기간도 30일 밖에 안 된다. 10일 중국으로 돌아간 진양양도 비자가 만기돼 1차 재활훈련만 받고 출국했다. 그는 "두 다리의 근력을 맞추는 재활훈련까지는 못했다. 비자 기간이 길면 더 오래 머무를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송 박사는 "중국에 더 많은 수요가 있다. 문의도 들어온다. 하지만 비자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의료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송 박사는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 주치의로 활약한 김현철 박사와 함께 2007년 유나이티드 병원을 개업했다. 축구, 골프, 유도, 농구, 쇼트트랙 등 스포츠 선수들과 일반인 등 내원 환자수가 10만명을 넘었다. 송 박사는 "중국과 일본을 잇는 동북아 스포츠 거점 병원을 건립하는 것이 목표다. 독일의 스포렉(유럽의 대표적 스포츠재활센터)처럼 한국이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계획이 현실이 되면 2017년쯤 스포츠 의학 센터가 첫 발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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