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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조광래 축구'와 궁합이 안 맞는건가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06-09 14:45



이청용(23·볼턴)이 조광래 A대표팀 감독 앞에서는 유독 작아진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두 시즌을 보낸 그의 위상과 다르다. 2010~2011시즌, 2년차 징크스는 없었다. 제 몫을 했다. 4골-8도움을 기록하며 2년 연속 구단이 선정한 '올해의 톱3'를 수상했다. '올해의 톱3'는 키플레이어 3명에게 수여하는 영예다.

하지만 대표팀에 소집되면 EPL의 이청용이 아니다. 그는 조 감독이 치른 14차례의 A매치 가운데 12경기에 선발 출격했다. 겉과 속은 다르다.

조광래호에서 골이 없다. 1년 전 그는 허정무 감독 체제인 남아공월드컵에서 펄펄 날았다. 조별리그 2차전 아르헨티나전(1대4 패·6월 17일)과 16강전 우루과이전(1대2 패·6월 26일)에서 골망을 흔들었다. 이정수(31·알 사드·2골)와 함께 남아공월드컵 한국 선수 최다골을 기록했다. 그때와 천양지차다.

입지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동원(20·전남)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 기성용(22·셀틱)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진다. 대표팀의 중심이 아닌 주변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조 감독의 실험에서도 한 발짝 비켜있다. 90분 풀타임을 뛴 것은 1월 22일 카타르 아시안컵 이란과의 8강전(1대0 승)이 마지막이었다. 3일 세르비아, 7일 가나전(이상 2대1 승)에선 각각 후반 33분, 후반 8분에 교체됐다.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과연 보이지 않는 장벽은 뭘까.

일단 체력이 한계에 다다랐다. 2009년 8월 볼턴에 둥지를 튼 그는 2년 넘게 쉼표없이 달려왔다. 2009년 3월 K-리그를 필두로 EPL에서 2009~2010시즌을 소화했다. 지난해 6월에는 남아공월드컵 출전으로 얼마 쉬지 못했다. 그 여정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멀티 포지션을 소화해야 하는 조광래 축구는 강력한 체력이 요구된다. 현재의 컨디션으로 소화하기가 버거울 수 있다. 조 감독은 "이청용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것 같다. 전반적으로 몸이 무겁다"고 했다.


심리적인 요인도 있다. 조 감독은 FC서울 사령탑 시절인 2003년 중학교 3학년 이청용을 발굴했다. 중학교 3학년을 중퇴하고 입단한 그에게 프로 감독의 존재는 산이다. 세월이 흘렀어도 그 인상은 지울 수 없다. 위축될 수 있다.

조 감독은 이청용의 부진에 대해 "걱정이 없다"고 했다. 골 부담도 갖지마라고 격려했단다. 이청용은 가나전을 끝으로 휴가에 들어갔다. 매듭이 꼬여있는 있는것은 사실이다. 풀 열쇠는 이청용이 쥐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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