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표팀, 숙소에서 각개격파당한 사연

A대표팀이 전주팬들을 위한 팬사인회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 했다. A대표팀 선수들을 보기 위해 숙소 앞에 머물고 있는 팬들이 오랜 기다림끝에 대박을 쳤다.

얘기는 이렇다. 6일 밤에도 30여명의 팬들이 선수단 숙소 로비에 모여들었다. 선수들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보고싶어서였다. 평소에는 로비에 모여들지 않았던 선수들이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합숙한지 일주일째로 접어들자 선수들은 호텔방에 있는 것에 답답해했다.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는 저녁 후에 운동장을 거닐면서 마음을 다잡곤 했다. 하지만 전주 호텔 생활은 무료한 면이 많았다. 전주 숙소앞에는 한옥마을이 있었다. 밤늦은 시간이라면 팬들도 없고 조용히 산책을 할 수 있을 것이나느 마음이 들었다. 선수들은 하나둘씩 방에서 나와 로비로 내려갔다.

하지만 팬들의 끈기는 선수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선수들이 하나둘씩 나타나자 금세 몰려들었다. 사인을 받고 기념 사진도 찍었다. 팬들은 선수들 하나하나에 달려들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해나갔다. 머뭇거리는 선수들도 몰려드는 팬들에 어쩔 줄 몰라했다. 그러면서도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팬들의 성원에 힘을 냈다. 이 모습을 본 대표팀 관계자는 "선수들이 로비에서 각개격파(?)당하고 있다"고 했다. 특별한 만남을 가진 선수도 있다. 전주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나온 김영권이었다. 김영권의 활약을 본 동창들이 찾아와 옛 추억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전주=이 건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