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전방위 수사 확대 관건은 '몸통' 검거

프로축구 승부조작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 스포츠조선DB

창원지검의 프로축구 승부조작 수사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 수를 총 4명으로 늘리며 점차 전방위 수사로 확대되는 분위기도 관측됐지만 현재로서는 당면한 사건부터 해결해야 할 입장이다.

검찰은 31일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아직 광주경기에 대해 규명이 많이 안 됐다. 골키퍼 성모씨가 받은 1억원이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흘러 갔는지 규명해야 한다. 실제 이 경기에서 승부조작이 일어났는지도 밝혀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4월 6일 열린 2011년 러시앤캐시컵 2라운드 부산-광주전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구속된 광주 골키퍼 성경모(31)가 브로커에게 선수매수 비용 명목으로 받은 1억원을 "다른 선수들이 출전하면서 돈을 나눠주지 못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승부조작사건의 키를 쥐고 있던 브로커이자 전 프로축구 선수인 정종관(30)이 도피 중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검찰 수사는 며칠 째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반면 대전 경기에 대해서는 8명의 선수들을 줄소환, 4명을 구속하며 1차 수사를 대부분 마무리했다.

창원지검 곽규홍 공보 검사는 "6월 초 일괄 기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경기에 연루된 브로커와 선수들을 모두 같은 사건으로 묶어 함께 기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기소 당일까지도 광주경기 승부조작을 규명하지 못한다면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승부조작 배후세력의 실체를 밝혀내는 것도 창원지검이 집중 수사해야 할 부분이다. 검찰은 지난 21일 2억2000만원으로 승부조작을 공모한 브로커 두 명을 구속했다. 그러나 브로커는 이번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된 전주가 아닌 중간 연결책에 불과하다. 이들은 검찰의 추궁에도 입을 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몸통을 잡아내지 않는 이상 승부조작은 잘라낸 도마뱀의 꼬리처럼 다시 돋아난다. 그라운드 위의 선수들에게 다시 '검은 유혹'의 손을 뻗칠 게 분명하다.

몸통의 윤곽이 드러난다면 승부조작 전말이 세상에 드러날 공산이 크다. 결국 승부조작 수사 전방위 확대의 관건은 몸통의 검거에 달려있다고 봐야한다.

한편, 군 검찰은 브로커와 선수들을 연결해주며 수 천만을 받은 혐의로 국가대표 출신 김동현(27·상주)에게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하성룡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