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워크숍이지만 친구만나 즐거운 용병들

무거운 워크숍 분위기지만 고향 선수들을 만난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대구의 끼리노, 대전의 박은호, 반덜레이, 웨슬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평창=박찬준[e-mail]

2011년 K-리그 워크숍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16개 구단 선수, 코칭스태프 모두 고개를 숙였다. 승부조작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우울한 분위기와 다른 분위기를 내는 이들도 있었다. 용병들이었다.

K-리그 워크숍에는 용병들도 참여했다. 용병도 K-리그의 식구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워크숍 강연 내내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강연장 밖으로 나가면 달라졌다. 오랜만에 동향 친구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쁨 때문이었다. 용병들은 국적별로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 꽃을 피웠다.

특히, K-리그 용병의 다수를 차지하는 브라질 용병들이 신났다. 복도에서는 포르투갈어를 쉽게 들을 수 있었다. 끼리노(대구), 박은호, 반덜레이 코치(이상 대전)는 항시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 괴짜용병 박은호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진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니까 행복하긴 하다. 마치 브라질에 온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용병들도 승부조작사태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 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성남 라돈치치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 벌여졌다. 다들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 같다. 지금이라도 알게돼서 다행이다. 앞으로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평창=박찬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