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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와 T1의 LCK 양대 산맥 구도, 이번에는 드디어 깨질까?
두 팀은 지난 2022년 스프링 시즌부터 시작해 올해 스프링 시즌까지 5번 연속 LCK 결승에서 만났다. 그런데 이 단단한 아성을 깨트릴 팀으로 한화생명e스포츠가 나섰다.
한화생명은 비록 지난 31일 열린 LCK 서머 시즌 플레이오프 승자조 결승전에서 젠지에 1대3으로 패했지만, 최종 결승 진출전이라는 또 한번의 기회가 남아 있다. 만약 이 경기에서 T1를 꺾을 경우 LCK 결승 무대에 창단 이후 처음으로 오르는 것은 물론 우승 여부와 관계없이 지난 2021년 이후 3년만의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을 확정짓는 보너스까지 덤으로 얻게 된다.
두 번의 실수는 없다
하지만 늘 똑같은 '레퍼토리'로 인해 리그의 흥미는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정규리그에서 잘했다 하더라도 플레이오프에선 두 팀을 좀처럼 넘을 수 없다는 다른 팀들의 심리적인 부담감도 기저에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MSI나 롤드컵과 같은 국제대회에서 다른 지역팀들이 젠지와 T1의 전력을 너무 세세하게 파악하고 상대하면서, 결과적으로 LCK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정적인 효과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런 면에서 한화생명의 급부상은 더 반갑다고 할 수 있다. 한화생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두 팀 못지 않는 투자를 단행, 호화 라인업으로 '슈퍼팀'을 꾸렸지만 늘 결정적인 순간에서 패퇴를 하며 아쉬움을 줬다. 올 스프링 시즌에서도 젠지와 T1에 이어 정규리그 3위를 차지했고,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T1을 3대0으로 셧아웃 시키며 3라운드에 올랐지만 승자조 결승전과 패자조 최종 결승 진출전에서 젠지와 T1에 나란히 패하며 최종 3위에 그쳤다.
서머 시즌에선 꾸준한 전력을 유지하며 젠지에 이어 정규리그 2위로 한단계 위상을 높였고, 역시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T1을 또 다시 3대0으로 잡아냈지만 승자조 결승전에서 젠지에 1대3으로 패했다. 그리고 결승 진출전에서 또 다시 T1과 만나게 된다. T1이 1일 패자조 경기에서 디플러스 기아를 3대1로 잡고 결승 진출전에 올랐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직전 시즌과 똑같은 행보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T1에 다시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비록 젠지전 패배로 결승 직행에는 또 다시 실패했지만 경기 후 최인규 한화생명 감독과 선수들은 스프링 시즌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력이 훨씬 좋고, 다양한 팀과 연습경기를 치를 기회가 많기에 T1을 또 다시 잡아내겠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화생명과 T1이 맞붙는 결승 진출전은 7일 경북 경주시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리고, 여기서 승리한 팀이 LCK 최초의 5연속 우승을 노리는 젠지와 8일 같은 장소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경쟁 상대는 정해졌다
LCK에선 유일하게 젠지가 롤드컵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나머지 지역에선 속속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1일 현재 총 20개팀 중 14개 진출팀이 가려졌다.
LCK와 이번에도 우승 대결이 유력한 LPL(중국)에선 스프링에 이어 서머 시즌까지 제패한 빌리빌리 게이밍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롤드컵에 나서고, TES와 LNG가 각각 2번과 3번 시드로 합류했다. 특히 팀 멤버 모두 중국 선수들로 구성돼 있는 빌리빌리와 TES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영입 1순위였던 한국 선수들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롤드컵이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3개국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되기에 홈 지역으로 강세가 예상되는 LEC(유럽)에선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째 똑같이 G2 e스포츠와 프나틱, 매드 라이온즈가 티켓을 따냈다. LCS(북미)에선 팀 리퀴드와 플라이퀘스트가 나선다.
LCK에선 한화생명과 T1 가운데 결승전에 가는 팀이 젠지와 함께 롤드컵에 나서게 되고, 결승에 오르지 못한 한 팀은 디플러스, KT 롤스터, BNK 피어엑스와 오는 12~14일 지역 대표 선발전을 거쳐 최종 2개팀이 마지막으로 롤드컵행을 확정짓게 된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