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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완의 전지적기자시점] '저녁같이 드실래요' 전형적인 '로코' 클리셰의 조합→진부함 도 넘었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0-06-16 15:50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MBC 월화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쟁작 SBS '굿캐스팅'이 꾸준히 8%가 넘는 시청률로 승승장구 하고 있는 가운데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하락세가 확연하다. 첫방송한 지난달 25일 2회 6.1%(이하 닐슨코리아 집계·전국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최근에는 시청률이 3%대로 박스권에 갇힌 상태다.

송승헌 서지혜 등 톱스타를 투톱으로 내세웠고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저녁 같이 드실래요'가 이처럼 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지혜의 전작 '사랑의 불시착' 역시 같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였고 클리셰(판에 박은 듯한 문구 또는 진부한 표현을 가리키는 용어) 투성이였다. 패러글라이딩 도중 북한으로 넘어간다는 다소 황당한 설정을 심었기도 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큰 인기를 누렸다. 캐릭터의 매력을 한껏 살린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끊임없이 진부한 클리셰가 등장하면서 캐릭터까지 진부해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15일 방송에서만 해도 기존 로코에서 늘 등장하던 '클리셰'가 속출했다. 캠핑장에서 만난 우도희(서지혜)는 김해경(송승헌)에게 "내가 선을 넘었다"고 고백을 하지만 곧 다른 사람 이야기인 것처럼 둘러댔다. 김해경 뿐만 아니라 시청자까지 기만한 것. 이어 창피함에 소리를 지르다 "뱀이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해 김?경은 의자위로 올라가 어정쩡한 자세를 취했다. 어디서 많이 봐오던 모습인데다 늘 진지했던 김해경에게 억지 코믹을 강요하는 느낌이다.

우도희와 진노을(손나은)이 '피맥'을 즐기는 장면에서는 허탈한 웃음이 나올 정도로 '클리셰' 덩어리를 선보였다. 잠시 화장실에 갔다 돌아오던 우도희는 강건우(이현진)와 같이 들어서는 김해경을 목격하고 옆에 있던 양준일의 입간판을 들어 자신을 가린채 가게에서 나왔다.

강건우와 김해경이 밖으로 쫓아나오자 우도희는 입간판을 든채 도망쳤고 김해경은 처음에는 우도희라고 의심하다 강건우가 아니라는 말에 또 순순히 가게 안으로 다시 들어섰다.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들지만 예전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서 늘 보던 장면과 다르지 않다.

김해경은 아픈 추억이 있다고 하지만 계속 어머니 이문정(전국향)에게 화만 내고 정재혁(이지훈)은 상대방의 생각은 신경도 쓰지않고 우도희에게 직진중이다.


그렇다고 웃음이 크지도 않다. '신스틸러' 커플로 등장하는 고규필과 오혜원은 그리 큰 재미를 주지 못하고 등장 시간도 짧다. 예지원 박호산 커플 역시 웃음을 주기에는 모자라고 관계에 대한 별다른 진척도 없다.

K-드라마에서 '로코'는 시그니처 장르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인 클리셰 덩어리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반발짝 정도는 클리셰를 뒤틀어 색다른 재미를 줘야 웰메이드 작품이 나올 수 있다. 32부작으로 이미 중반에 들어선 '저녁 같이 드실래요'에 처방전을 제시하기는 이미 늦은 걸까.


엔터테인먼트팀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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