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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김한수 감독이 3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김 감독으로선 아쉬움이 가득한 3년이었다.
김 감독은 왕조가 저문 직후인 최악의 시기에 라이온즈 사령탑을 맡았다. 핵심 투수진의 도박 의혹과 함께 명가가 무너진 뒤 본격적인 암흑기가 도래했다. 왕조를 이끌던 주축 선수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팀을 떠났다.
지난해 선전을 바탕으로 올 시즌 만큼은 본격적인 5강 싸움이 기대됐다. 하지만 또 한번 불운에 울었다. 시즌 초 구상이 모두 어긋났다. 첫 2년간 발목을 잡았던 외국인 투수는 또 한번 실망을 남겼다. 새로 영입한 덱 맥과이어와 저스틴 헤일리가 부상과 부진 속에 단 9승(16패) 만을 합작하며 중도 퇴출됐다. 설상가상으로 선발 전환한 최충연은 군사훈련 여파로 인한 훈련 부족 속에 무너진 밸런스를 끝내 찾지 못했다. 1,2,3선발이 붕괴되면서 선발야구는 애당초 불가능했다. 유일하게 풀타임 로테이션을 지킨 백정현, 4월 초 급히 합류한 최고령 선발 윤성환, 구상에 없었던 고졸 신인 원태인 마저 없었다면 삼성 선발진은 구성 조차 힘들었다. 군 입대한 심창민과 최충연의 부진 속 불펜 공백도 있었다. 이승현 최지광 등 새 얼굴들이 전반기에 활약했지만 풀타임을 소화하긴 힘들었다. 우규민 장필준 임현준 등 베테랑 불펜진이 잘 버텨줬지만 확실한 마무리 없이 치른 시즌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야수진 마저 부침이 심했다. 강민호, 박해민, 구자욱, 다린 러프, 이원석 등 대부분의 주축 타자들이 크고 작은 부상 속에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냈다. 팀 홈런은 늘었지만 영양가가 없었다. 꼭 필요한 순간 적시타가 터지지 않으며 중요한 경기에서 흐름을 빼앗겼다.
삼각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동엽은 공인구 여파 속에 깊은 슬럼프에 빠지면서 팀 타선에 힘을 싣지 못했다. 키움 히어로즈 포수 이지영과 SK 와이번스 고종욱이 옮긴 팀에 큰 도움이 됐던 시즌이었음을 감안하면 김동엽의 부진이 속이 쓰릴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예기치 못한 돌발변수들 속에 김한수 체제는 3년 간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올 시즌을 60승1무83패, 8위로 마친 김한수 감독은 3년 간 통산 183승10무239패(0.434)의 성적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성적은 아쉬웠지만 미래의 초석을 다졌다. 김 감독은 재임 기간 내내 '성적+유망주' 발굴의 두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해왔다. "당장 성적도 중요하지만 내일을 대비해야 한다"는 소신을 이어갔다. 결국 꾸준히 유망주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며 성장의 기틀을 다졌다. 김 감독의 노력과 함께 삼성의 은 선수들은 부쩍 성장하며 팀의 주축 선수로 도약했다. 라이온즈 왕조 재건의 에너지가 축적된 시기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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