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KEY 매치업]하메스-가가와, 4년 전과 달라진 '에이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6-19 05:20


ⓒAFPBBNews = News1

10번.

펠레, 디에고 마라도나로 시작해 지네딘 지단, 리오넬 메시로 이어져온 에이스의 상징 번호다. 19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만나는 H조의 콜롬비아와 일본에도 10번을 단 에이스가 있다. 하메스 로드리게스(27·콜롬비아)와 가가와 신지(29·일본)다. 하지만 입지는 4년 전과 비교할 때 확 달라졌다. 이번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절치부심을 노린다.

4년 전과 확 달라진 분위기

2014년 브라질 대회는 로드리게스의 무대였다. 화려한 기술과 정확한 킥으로 콜롬비아를 역사상 최고 성적인 8강으로 이끌었다. 예선 첫 경기였던 그리스전부터 득점포을 가동한 로드리게스는 코트디부아르, 일본전에서도 잇달아 골을 폭발시켰다. 백미는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이었다. 로드리게스는 이날 멀티골을 넣었는데, 전반 28분 터뜨린 환상적인 발리슛은 환상적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정도였다. 로드리게스는 이 골로 한해 최고의 골잡이에게 수여되는 2014년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받았다. 로드리게스는 총 6골을 폭발시키며 메시를 제치고 득점왕에 올랐다.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로드리게스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이적료는 무려 8000만유로. 로드리게스는 이적 첫해부터 펄펄 날았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황태자로 불리며 17골을 넣었다. 하지만 로드리게스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5~2016시즌부터 부진과 부상으로 흔들렸다. 시즌 중반 지네딘 지단 감독이 부임하며 자리를 잃었다. 불화설까지 겹친 로드리게스는 결국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으로 임대를 떠났다. 초반에도 힘을 쓰지 못했던 로드리게스는 '백전노장' 유프 하인케스 감독 부임과 함께 부활에 성공했다. 최근 바이에른 뮌헨이 니코 코바치 감독을 데려오며 거취가 불투명해진 로드리게스 입장에서는 이번 월드컵 활약이 절실하다.

가가와는 일본축구의 얼굴이었다. 그의 활약과 함께 일본선수들의 유럽행 러시가 시작됐다. 2010~2011시즌 도르트문트의 유니폼을 입은 가가와는 곧바로 맹활약을 펼치며 까다로운 독일 키커지로부터 '월드클래스'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12~2013시즌 맨유로 이적한 가가와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등번호 10번을 단 '일본의 에이스'로 2014년 브라질 대회를 치렀다. 비록 팀은 16강행에 실패했지만, 가가와의 일본 내 입지는 견고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힘과 속도를 강조하는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부임하며 급격히 설 자리를 잃었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단 1골에 그쳤다. 소속팀인 도르트문트에서도 예전의 기량을 보이지 못한 가가와는 월드컵 최종 엔트리 포함 조차 불투명 했다. 기량은 떨어졌지만, 가가와는 여전히 일본 최고의 스타다. 스폰서십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일본이 본선을 채 두 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할릴호지치 감독을 전격 경질한 숨은 이유 중 하나가 가가와를 본선에 데려가기 위해서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어쨌든 가가와 입장에서는 굴욕일 수 밖에 없다. 결국 실력으로 모든 것을 입증해야 한다.

둘의 발끝에서 승부가 갈린다


콜롬비아와 일본은 스타일이 비슷한 듯 다르다. 4-2-3-1 포메이션을 쓰는 콜롬비아와 일본 모두 미드필드를 강조한다. 중원에서 아기자기한 패싱게임을 즐긴다. 다만 호세 페케르만 콜롬비아 감독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의 창의성을 활용해 측면의 속도를 높이는 반면, 일본은 잘게 썰어가는 플레이를 펼친다. 일본은 니시노 아키라 감독이 부임하며 과거 스타일로 돌아갔다. 당연히 중심은 로드리게스와 가가와다. 둘은 공격 전개 뿐 아니라 마무리 역할까지 해줘야 한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확실히 콜롬비아가 앞선다. 콜롬비아는 4년 전 최전방 공격수 부재로 아쉬웠지만, 이번에는 부활한 라다멜 팔카오가 포진해 있다. 수비진에도 토트넘의 다빈손 산체스, 아스널의 다비드 오스피나 등이 있다. 일본은 감독 교체의 홍역 속에 혼다 게이스케 등 돌아온 올드보이들이 얼마나 해줄지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로드리게스와 가가와의 10번 대결이 승패를 결정지을 공산이 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