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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은 들썩였다. 시작 전부터 시끌시끌 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응원의 방향은 한 팀, 베트남이었다.
하지만 다윗의 기적을 바라기에는 골리앗이 너무 강했다. 프랑스는 베트남의 꿈을 차분하게 짓밟았다. 한골, 또 한골...베트남 골문이 열릴 때마다 관중석의 응원 함성은 조금씩 작아졌다. 결국 4골째, 함성은 탄식으로 흘렀다.
프랑스는 2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4대0 완승을 거뒀다. 2연승을 거둔 프랑스는 일찌감치 16강을 확정지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프랑스는 명성에 걸맞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경기에서 7골을 폭발시켰고, 실점은 단 한점도 없었다.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 중 하나로 꼽히는 오귀스탱은 득점왕에 다가서고 있다. 유럽예선이었던 2016년 유럽축구연맹(UEFA) U-19 챔피언십에서 득점왕과 MVP를 모두 거머쥐었던 오귀스탱은 본선에서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두 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세르히오 코르도바(베네수엘라)와 함께 득점 공동선두로 뛰어올랐다. 전반 6분 아민 아리트(낭트)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출발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22분 골에 이어 45분 루도빅 블라(갱강)와의 2대1 패스에 이은 깔끔한 마무리도 팀의 세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오귀스탱은 후반 17분 마탱 테리에(릴)와 교체돼 나올때까지 시종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프랑스는 후반 7분 블라가 오른쪽을 무너뜨리며 내준 볼을 포아가 멋지게 마무리하며 점수차를 4대0으로 벌렸다.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던 베트남 팬들을 잠잠하게 만든 쐐기골이었다. 프랑스는 이후 크리스토퍼 은쿤쿠(파리생제르맹) 등 벤치자원을 투입하는 여유있는 경기운영으로 대승을 마무리했다. 1무1패의 베트남은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온두라스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16강의 운명을 건다.
한편, F조에선 사우디가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사우디는 25일 인천전용구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2차전에서 알리아미의 멀티골을 앞세워 2대1로 이겼다. 사우디는 승점 3점(1승1패), 에콰도르는 승점 1점(1무1패)이 됐다.
천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