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메시는 '원조 메시', 아르헨티나를 구해내다

◇역시 메시는 '원조 메시'였다. 리오넬 메시가 황금 어시스트로 아르헨티나를 구해냈다. 상파울루(브라질)=ⓒAFPBBNews = News1

역시 '원조 메시'의 발끝은 달랐다.

'원조 메시'와 '알프스 메시'의 충돌,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아르헨티나를 구해냈다. 아르헨티나는 2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벌어진 스위스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16강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대0으로 승리했다.

스위스는 90분을 끈끈하게 버텼다. 연장전의 휘슬이 울렸다. 연장 전후반 각각 15분, 30분이 남았다. 승부는 승부차기를 향해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 순간 희비가 엇갈렸다. 메시가 빗장을 풀었다. 연장 후반 13분이었다. 센터서클 부근에서 볼을 잡은 그는 30여m 폭풍 드리블 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쇄도하는 디 마리아에게 연결했다. 디 마리아가 왼발 논스톱 슛으로 화답, 마침내 골망을 흔들었다.

볼점유율 62대38, 슈팅수 22대11, 아르헨티나의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아르헨티나의 유효슈팅은 무려 17개였다. 문을 잠근 스위스의 수비 전술은 대단했다. 강력한 압박과 톱니바퀴 조직력에 아르헨티나가 진땀을 뺐다. 수문장 베날리오의 선방도 빛났다. 그러나 메시의 벽은 높았다. 날카로운 슈팅이 막히자 어시스트로 탈출구를 마련했다.

'알프스 메시'의 활약도 관심이었다. 스위스 공격의 핵 제르단 샤키리는 메시처럼 1m69의 단신이다. 스타일도 닮았다. 경기 초반 위협적이었다. 빠른 발과 개인기술을 바탕으로 아르헨티나 수비를 흔들었다. 몇차례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면서 스위스의 역습을 이끌었다.

스위스는 디 마리아에게 골을 허용한 후 공격에 다시 불이 붙었다. 제말리의 헤딩이 골대를 맞고 나와 땅을 쳤다. 그리고 샤키리가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경기 종료 직전 '다이빙'으로 페널티에어리어 중앙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그러나 그의 발을 떠난 볼은 수비벽에 막혔다. 고개를 떨궜다. 스위스는 아르헨티나와 7번 만나 승리없이 2무5패를 기록했다.

16강전에서도 메시의 월드컵 징크스는 없었다. 브라질은 그를 위한 무대였다. 1차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2대1 아르헨 승)에서 후반 20분 환상적인 드리블로 첫 골을 만들어낸 메시는 2차전(1대0 아르헨 승)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기적같은 왼발슛으로 '질식수비'를 펼치던 이란의 골문을 열었다. 득점 감각을 예열한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에선 멀티골을 터뜨렸다. 스위스전에서도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펼쳤다.

조국에 8강 진출을 선물한 메시는 4경기 연속 경기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됐다. 그는 "내게 패스가 와서 마무리하려고 했다. 그런데 운좋게도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었다. 디 마리아를 보고 패스했다. 그가 마무리했다"며 "앞으로의 모든 경기가 접전이 될 것이다. 작은 차이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했다.

메시의 8강전 상대는 벨기에다. 6일 오전 1시 4강 진출을 향한 혈투가 벌어진다.
김성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