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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의 두 번째 월드컵, 둘의 눈높이는 달라졌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6-17 17:27


2014브라질월드컵 대표팀 이청용(오른쪽)과 기성용이 2일 오전 (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장인 세인트토마스대학교 경기장에서 러닝으로 몸을 풀고있다.
브라질에 들어가기 전 시차와 고온의 기후 등을 적응하기 위해 마이애미에 훈련캠프를 차린 대표팀은 다음달 9일까지 적응훈련을 마친후 10일 가나와 최종 평가전을 마치고 브라질로 떠난다.
마이애미(미국)=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02/

2010년 남아공월드컵의 수확은 '쌍용'의 전진배치였다.

생애 첫 월드컵이 '대박'이었다. 이청용(26·볼턴)은 2골, 기성용(25·스완지시티)은 2도움을 기록,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이끈 주역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세대교체의 두 축이었다. 그렇게 4년이 흘렀고, 20대 초반이었던 둘은 중반이 됐다.

"4년 전은 기억이 없다. 너무 정신없이 준비를 했고 부담도 컸다. 지금은 그 때 보다는 나아진 것 같다. 정신이 좀 드는 것 같다." "4년 전에는 경험이 많은 선배들이 많이 있었다. 이번에는 중간 역할을 해야 한다. 책임감을 갖고 선수들끼리 서로 도와야 한다." 이청용과 기성용의 말이다.

홍명보호에서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는 5명에 불과하다. '쌍용'은 당연히 5명에 포함된다. 경험만 놓고 보면 '최고참급'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쌍용'의 두 번째 월드컵이 시작됐다. 막내가 아닌 중심이다. 신분은 팀을 이끌어가야 하는 위치로 상승했다. 눈높이도 달라졌다.

한국 축구 월드컵사에 둘을 위한 새로운 페이지를 준비 중이다. 한국 월드컵 통산 최다골은 3골이다. 은퇴한 안정환(2002년, 2006년)과 박지성(2002년, 2006년, 2010년)이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청용은 1골만 보태면 타이, 다시 한번 멀티골을 기록하면 최다골의 주인공이 된다.

기성용은 도움의 역사다. 월드컵 통산 최다 도움도 3개다. 최순호(1986년, 1990년)가 보유하고 있다. 꼭 넘어야 할 벽이다.

브라질월드컵은 측면 공격이 대세다. 이청용은 손흥민(22·레버쿠젠)과 함께 측면을 이끈다. 기성용은 중원의 핵이다. 한국영(24·가시와)과 함께 공수의 시작과 끝을 맡는다. '쌍용'이 비상하면 2회 연속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도 문제없다.


초록은 동색이다. 이청용과 기성용은 브라질이 재출발의 기회다.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야 한다. 2009년 8월 볼턴에 둥지를 튼 이청용은 다섯 시즌을 보냈다. 2013~2014시즌 볼턴이 치른 정규리그 46경기 가운데 무려 45경기(선발 32경기, 교체 13경기)에 출격했다. 팀내 최다 출전이다. 늦게 터진감이 없지 않지만 2경기 연속골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3골-5도움으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볼턴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이 또 다시 좌절됐다. 어느덧 볼턴과 계약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 여름이적시장에는 새로운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기성용은 선덜랜드와의 임대기간이 끝났다. 스완지시티로 돌아가야 한다. 계약기간이 1년 남았지만 이적을 물색하고 있다. 둘다 월드컵이 또 다른 세상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청용이 나이는 한 살 많지만 기성용과 학번이 똑같다. 룸메이트로 단짝이다. 바늘과 실처럼 늘 함께한다. "특별한 것보다 늘 하던대로 내 플레이를 하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목표는 의미가 없다. 팀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 "월드컵이라는 무대가 영광스럽고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을 할 수 있다. 하나가 되어 도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큰 무대에서 후회없이 뛰고 싶다." 이청용과 기성용의 출사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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