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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전 월드컵키즈 23인,꿈★을 향한 첫도전을 응원합니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6-17 10:49


 그래픽=김변호 기자 bhkim@sportschosun.com

12년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TV로 지켜보던 꼬마들이 폭풍성장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은 '대한민국 월드컵 키드'의 첫 도전이다. 1980년대 후반, 19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은 대한민국 축구의 총아다. 한일월드컵의 뜨거운 에너지를 자양분 삼아 자랐고 , 2009년 20세 이하 월드컵 8강,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 ,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까지 큰 무대를 차례로 거치며 성장했다. K-리그 클래식의 중심에 우뚝 섰다. 영국, 독일 등 빅리그의 빅클럽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시련과 영광의 순간도 수없이 많았다. 결코 고개 숙이지 않았다. 주눅들지 않고, 당황하지 않고, 거침없이 달렸다. '이기는 습관'을 안다. 큰무대를 즐길 줄 안다.

'그저 우리아들이 많이 먹을 수만 있다면…' 부모의 절절한 기도 속에 축구를 시작한 정성룡, 열두살에 엄마를 여읜 후 축구를 엄마 삼았던 윤석영, 그라운드에서 기절할 때까지 뛰었던 아이 구자철, 1m60도 채 안되는 키에 죽기살기로 몸싸움하던 '악바리' 김보경, 가로등 아래 시멘트 바닥에서 아픈 줄도 모르고 몸을 내던졌던 이범영, 지긋지긋한 무릎 재활을 이겨내고 '대성'한 하대성, 인천2군 선수에서 아시아 최고선수로 날아오른 '이글' 이근호, 그라운드에만 들어서면 눈빛이 달라졌던 '순둥이' 김창수, 늦게 시작한 축구가 너무 좋아, 남들보다 두발 더 뛰었던 황석호, 한쪽눈을 잃고도 축구의 운명을 포기하지 않았던 '멀리뛰기선수' 곽태휘, 큰무대에선 어김없이 인생골을 쏘아올리던 '추자도소년' 지동원, 시장통에서 발에 걸리는 건 다 차고 놀았다는 '축구천재' 박주영, 패스를 안주면 공을 교문밖까지 뻥 차냈다던 '욕심쟁이' 기성용, 열다섯에 조광래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마트보이' 이청용, 24시간 축구만 생각하던 '연습벌레' 손흥민,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씩씩하고 당당했던 '독도남' 박종우, 남들보다 20㎝ 작았지만 기술은 20m 앞섰던 '비밀병기' 이 용, 숭실대에서 J-리그, 스위스리그, 분데스리가까지 점령한 '뚝심의 사나이'박주호,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축구욕심에 눈물을 쏟았던 '운동병' 한국영, 스승의 질책을 웃으며 받아들이던 '긍정의 거인' 김신욱, 손가락 골절로 올림픽행이 무산된 후 눈물 대신 땀을 쏟은 '운동머신' 김승규, 홍명보 감독을 멘토 삼았던 풋살국가대표 김영권, 연습경기도 업혀나올 만큼 매순간 최선을 다했던 '제주소년' 홍정호까지… 23인의 태극전사들이 꿈도, 사연도 절절하다. 뛰어야할 이유, 이겨야할 이유도 절실하다.

꿈★의 무대, 23인의 태극전사, 마침내 그들의 도전이 시작된다. 홍명보호가 18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각)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에서 러시아와 2014년 브라질월드컵 H조 1차전을 치른다. 12년을 기다려온 바로 그 순간이다. 축구소년의 가슴을 두방망이질치게 했던 그날의 '초심'을 응원한다. '즐겨라, 대한민국!'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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