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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곽태휘, 회복 대신 스스로를 채찍질 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6-11 02:38



생각하기 싫은 부진이었다.

수비수 곽태휘(33·알힐랄)가 마이애미 전지훈련 마지막 날까지 땀을 흘렸다. 곽태휘는 10일(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의 세인트토마스대학 운동장에서 열린 월드컵대표팀 훈련에서 1시간30분 동안 굵은 땀을 흘렸다. 이날 훈련에서 홍명보 감독은 가나전에 선발 출전했던 박주영(29·아스널) 기성용(25·스완지시티) 이청용(26·볼턴) 등 10명의 선수들에게 가벼운 스트레칭과 러닝으로 몸을 풀게 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선수들은 패스와 체력 훈련 등으로 몸을 달구게 했다. 곽태휘는 회복조를 벗어나 정상 훈련을 소화하는 선수들의 틈에 섞여 바쁘게 뛰어 다녔다.

곽태휘에게 가나전은 아쉬움이었다. 선발 출전 했으나, 후반 시작과 동시에 홍정호(24·아우크스부르크)에게 바통을 넘긴 뒤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4년 전인 2010년 부상으로 눈물을 뿌린 채 돌아선 남아공월드컵 본선 출전 불발의 한풀이 무대였다. 힘이 부족했다.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44분 상대 공격수와 볼 경합 뒤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다. 주심을 쳐다봤지만 휘슬은 울리지 않았고, 볼은 무인지경의 아사모아 기안에게 향하면서 그대로 실점으로 연결됐다. 본선에선 결코 나와선 안될 판단미스였다. 이튿날 훈련은 스스로를 향한 채찍이었다.

반전 기회는 남아 있다. 곽태휘는 홍명보호 수비진의 든든한 리더이자 맏형이다. 지난달 30일 마이애미 전지훈련 뒤 후배들과 스스럼 없이 대화를 나누고 그라운드에서는 누구보다 파이팅이 넘쳤다. 가나전 결과는 아픔이었다. 그러나 곽태휘가 그라운드 안팎에서 보여준 리더십은 홍명보호의 본선 준비에 밑거름이 됐다.

결전이 다가오고 있다. 해야할 역할은 분명하다. 본선 무대에서 반전드라마를 써야 한다. 고교시절 뒤늦게 축구인생을 시작해 숱한 좌절을 겪으며 성장한 잡초 근성이 발휘될 때다.
마이애미(미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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