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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벨기에 출신' 케빈 단독인터뷰 "최종명단, 깜짝 놀란 이유"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6-05 07:29



적을 알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적진에 직접 침투하는 것이다. 내부의 시선은 외부의 평가와는 확실히 달랐다.

벨기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K-리그에 입성했던 공격수 케빈 오리스(30·중국 랴오닝 홍윈)가 홍명보호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상대인 벨기에를 분석했다. 2002년부터 2011년까지 벨기에 리그에서 활약하다 K-리그 무대(대전 2012년, 전북 2013년)를 밟았던 케빈은 4일 스포츠조선과 단독 서면 인터뷰를 했다. 그에게서 벨기에의 전력 및 마크 빌모츠 벨기에대표팀 감독에 대한 평가, 최종엔트리에 대한 벨기에 국민들의 반응을 들었다. 케빈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벨기에를 상대할 홍명보호를 위해 공략법도 소개했다.

케빈은 4일 발표된 벨기에 최종엔트리를 보며 '개인 능력이 뛰어나고 A매치 경력이 많은 선수들이 포함됐다. 최강의 전력을 꾸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케빈은 이미 지난달 13일 발표된 예비엔트리를 보면서 자신의 눈을 의심했단다. 깜짝 탈락과 깜짝 선발 때문이다. 그는 '베테랑인 티미 시몬스(클럽 브뤼헤)가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한게 놀랍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디보크 오리기(릴)의 선발이었다'고 말했다.

마크 빌모츠 감독은 초호화 군단으로 대표팀을 꾸렸다. 에당 아자르(첼시)를 비롯해 마루앙 펠라이니(맨유), 케빈 미랄라스, 로멜루 루카쿠(이상 에버턴), 케빈 데 브루잉(볼프스부르크), 빈센트 콤파니(맨시티), 티부 쿠르투아(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얀 베르통언(토트넘) 등 유럽 빅리그 빅클럽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 및 코칭스태프도 이들의 활약을 집중 분석하며 벨기에전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케빈이 주목한 인물은 19세의 신예 공격수 오리기였다. 그는 '오리기는 벨기에는 물론 외부에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선수다. 벨기에 국민들도 대표팀에 한번도 뽑히지 않았던 그가 브라질월드컵 최종명단에 포함되자 깜짝 놀랐다. 그는 재능이 많고 장래가 촉망되는 공격수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벨기에의 '라이징 스타'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왼쪽 윙포워드와 최전방 공격수를 소화할 수 있는 오리기는 1m85의 신장에 공중볼이 강하고 중거리 슈팅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15세 이하 대표팀부터 21세 이하 대표팀까지 두루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2012~2013시즌 프랑스 릴에서 1군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시즌 릴에서 30경기에 출전해 5골을 기록했다. A매치 데뷔전도 5월 27일 열린 룩셈부르쿠전을 통해 치렀다. 2일 열린 스웨덴전에는 교체 출전하며 자신의 입지를 넓혔다. 주목할 점은 두 경기에서 4골을 몰아 넣으며 홍명보호의 경계대상 '0순위'로 떠오른 주전 공격수 루카쿠를 대신해 교체 출전했다는 것이다. 루카쿠의 공격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오리기를 투입해 공격을 전개하겠다는 빌모츠 감독의 구상이 평가전 교체 카드를 통해 드러났다.

케빈이 지목한 다른 경계대상도 있었다. 선수가 아닌 감독이었다. 벨기에 축구의 '레전드'로 꼽히는 빌모츠 감독의 대한 선수들의 지지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벨기에 대표팀에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지만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것은 팀보다 개인이 더 뛰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빌모츠 감독은 벨기에 내에서 가장 존경 받는 선수 출신이다. 그는 예전 대표팀 감독들과 달리 정신력과 끈끈함을 강조한다. 결과적으로 개인을 앞세우던 벨기에 대표팀 선수들을 한 팀으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벨기에 내에서도 그가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선수들도 믿고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벨기에의 약점도 분명히 존재했다. 케빈이 주목한 벨기에 공략 포인트는 '수비 뒷공간'이었다. '공격진과 미드필더는 워낙 뛰어나다. 하지만 벨기에 멤버 구성이나 최근 평가전을 보면 수비력이 좋지 않았다. 벨기에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역습을 빠르게 전개하거나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득점을 해야 한다.' 한국-벨기에전 전망을 묻는 질문에 그는 벨기에의 승리를 예상하면서도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벨기에가 한국을 2대1로 이길 것 같다. 하지만 H조에서 16강 진출국은 벨기에와 한국이 될 것'이라며 홍명보호의 선전을 기원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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