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신인 배우 정수빈(27), 깊은 생각으로 뭉친 빼어난 배우다.
|
정수빈은 또 '선의의 경쟁'을 통해 처음으로 극을 이끌어야 하는 부담감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처음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맡으니 부담도 됐다. 저와 슬기가 닮았다고 느끼지 못했던 지점은, 저는 수빈으로서도 생각이 많아서 정리하고자 하는 활동을 취미로 찾으려 노력하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 그동안은 책만 보고 세상에 집중할 수 있으니, 독서나 등산으로 생각을 정리하는데 그전에는 카페를 가거나 독서실에서 연기 공부를 했다면, 슬기는 제가 계속 걷게 됐다. 정말 많은 걸음을 슬기를 같이, 함께 이해하는 과정에서 걸었는데, '왜 이렇게 됐을까' 생각하니 슬기는 고민을 해결하고 타파하기 위해 고민을 해나가는 친구더라. 걸으면서 해소하는 방향으로 걷다 보니까 긍정적인 아이디어도 생기고, '슬기로서는 어떻게 할래?' 하는 해결책도 얻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으로 등산을 했던 나와, 슬기를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무수한 걸음을 걸었던 제가 닮지 않았나 싶다. 슬기를 통해 고민을 해결하는 법을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
이어 "슬기는 사람을 경험해본 적 없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 아이의 이쁨을 찾아내는, 힘을 갖는 배우가 되자는 생각을 했었는데, 힘들더라도 슬기만이 가진 예쁨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벽이 두터운 것 뿐이라고. 온갖 검은 세상에서 산 친구이기에 벽으로 인해 세상의 다른 색을 모를 뿐인 거다. 누군가 빨간 색을 알려주면 빨강도 칠해보고, 노란 색을 알려주면 노랑도 칠해보고. 이 결말에 도달했을 때에는 예쁜 색깔의 도화지가 될 것 같았다. 다양하게 표현하고자 했고, 그 과정을 잘 밟아가다 보니 시청자 분들이 예쁘게 만들어주신 것 아닌가 싶다. 공주와 왕자님으로도 만들어주시고, '아기 김종국'처럼도 만들어주시고. 저희가 그린 것을 좋은 그림으로 봐주시는 분들이 계셨다"고 했다.
처음으로 해보는 동성 키스신도 부담이었겠지만, 이혜리와 편안한 분위기 속에 이를 완성했다는 설명이다. 정수빈은 "충분히 아는 내용의 서사였기에 저희는 자연스럽게 했는데, 너무 뜨거운 반응을 주셔서 반응 때문에 놀라기도 했다. 아마 그런 게 편하게 넘어갈 수 있던 이유는 있었다. 저도 처음 경험한 것인데, (이혜리) 언니가 집에 초대를 해줘서 같이 그 과정 속에서 어떻게 해나갈지 좋은 점을 마련을 해줬다. '내가 배우 생활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배움이 있다는 걸 너에게 베풀어주고 싶은데, 나도 그럴 때 누군가가 하고 싶은 걸 해라, 지지하겠다는 말을 들으면 고마운데 지금은 내가 너를 받쳐야 할 것 같으니 네가 원하는 것을 다 펼치면 믿고 응원해주겠다. 그러니 믿고 하는 걸 보여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해줬고, 그 얘기에 마음이 열려서 편히 소통하며 같이 할 수 있었다. 만약에 언니가 처음부터 문을 안 열어줬다면, 그 장면을 찍을 때나 임할 때 더 어렵고 힘들었을텐데 사람 대 사람으로서 처음 언니가 제이와 슬기의 관계처럼 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
정수빈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 팬들의 사랑을 얻었다. 정수빈은 "'월요일이 너무 싫었는데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것은 처음이고, 회사를 다니며 행복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해주시는 분들께 저희 드라마가 위로가 돼서 감사했다. 팬분들을 통해 이 '업'을 처음 하면서 생각한 것이, 저는 그동안 혼자라고 생각했고 너무 외롭기도 했고, 더 잘해내야 하고 민폐가 되면 안 되는 사람인데 어떻게 하면 이 많은 사람에게 누가 되지 않을지 생각할 때마다 늘 혼자인 적이 없었고, 함께 만들어주는 분들이 많더라. 그러다 보니 같이,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저를 '공주님' '왕자님' '아기 김종국'이라고 해주시면서 누군가의 기다림이 되는 존재가 되니 행복하더라"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정수빈은 "제 이름이 '빼어날 수(秀)'라고 생각하시지만 '받을 수(受)'에 '빛날 빈(彬)'이다. 빛을 받는 직업이다 보니, 이 빛을 더 잘 돌려드리고 싶다는 그런 방향성이 생겼다. 그렇게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 좋고 명랑한 인물도 하고 싶고, 더 나아가서 상처받은 인물을 연기하다 보니 그 아이들이 드라마, 영화 안에서 성장하고 이겨나가는데 어떤 작품이든 어떤 인물이 성장해나가는 것을 정말 잘 그려나가면 어떤 분들은 그걸 보고 '저 사람들은 이겨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나도 일어날 수 있어', '지금 넘어져도 괜찮고 힘들어도 괜찮은데, 그것도 기다리고 존중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또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기회가 생기고 작품을 정할 수 있다면, 그 과정을 소중히 다뤄서 결과는 웃을 수 있는 인물을 그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