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저 아니면 '개저씨' 누가 하죠?"…'로비' 김의성, 미워할 수 없는 빌런(종합)

안소윤 기자

기사입력 2025-04-02 08:14


[SC인터뷰] "저 아니면 '개저씨' 누가 하죠?"…'로비' 김의성, 미…
사진 제공=쇼박스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김의성(60)이 영화 '로비'를 통해 미워할 수 없는 빌런 캐릭터로 돌아온다.

4월 2일 개봉하는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하정우가 '롤러코스터', '허삼관'에 이어 다시 한 번 감독으로서 메가폰을 잡았다.


[SC인터뷰] "저 아니면 '개저씨' 누가 하죠?"…'로비' 김의성, 미…
사진 제공=쇼박스
김의성은 하정우와 영화 '암살', '1987' 이후 '로비'로 재회했다. 김의성은 하정우와의 작업에 대해 "감독 하정우와 배우 하정우는 사실 큰 차이가 없다. 연기할 때도 그렇고 연출할 때도 사소한 거에 연연치 않고 굵게 굵게 순발력 있게 임하는 특징이 있다. 웬만한 거에 크게 놀라거나 걱정하질 않더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작품에 합류하게 된 계기에 대해 "사실 하정우 감독의 유머 코드가 저에겐 너무 하이코드다. 재밌는 부분도 있지만, 동시에 '이게 될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 이해는 되나 조금 허들이 있었다"며 "일단 하정우 감독과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고, 그동안 후배 하정우와 쌓아온 좋은 인연이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면 돕고 싶은 마음이 컸다. 대본 리딩을 여러 번 하면서 영화에 대한 애정도 점점 더 커졌다"고 전했다.

앞서 하정우는 급성 충수돌기염으로 응급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이에 김의성은 "우리끼리는 '살아있으면 돼'라고 말했다. 수술은 큰 일이지만, 최대한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했다. 단체 메신저방에서 수술 경과가 어떠냐고 하니까 비밀이라고 하더라(웃음). 받는 김에 치질 수술까지 받으라고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SC인터뷰] "저 아니면 '개저씨' 누가 하죠?"…'로비' 김의성, 미…
사진 제공=㈜쇼박스
김의성이 연기한 베테랑 공무원 최실장은 프로골퍼 진프로(강해림)를 향한 잘못된 팬심으로 흑심을 품는 인물. 김의성은 언론 시사회 때 "최실장은 역대급 비호감 캐릭터"라며 격하게 공감했다.

김의성은 "아무리 남들이 캐릭터에 손가락질을 하더라도, 저는 사랑해주고 싶었다(웃음). 안 그러면 누가 사랑해 주겠나. 최실장에겐 결함이 있지만, 나머지 부분에선 긍정적인 사람이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멋지게 보이고 싶었을 거다. 근데 그걸 감안하더라도 결과물이 너무 심각하더라(웃음). 평소 일상생활을 할 때도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남들에게도 함부로 멋있는 사람으로 보이도록 노력하지 말아야겠더라. 그저 담백하고 겸손하게 무해하게 살아야겠다"고 전했다.

극 중 '개저씨'(개+아저씨) 역할을 소화한 그는 "대본 리딩할 땐 이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다들 별거 아닌 거에 웃더라. 하정우도 그대로 하면 될 것 같다고 해서 열심히 했다. 또 원래 골프를 잘 못 치는데, 주변에서 다들 치니까 연습도 많이 했다. 영화 안에서 최실장은 구력은 오래됐는데, 폼이 안 좋은 아저씨 설정이었기 때문에, 굳이 자세가 좋을 필요가 없겠더라. 그냥 '늘 골프를 이렇게 쳐왔어~'하는 느낌만 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SC인터뷰] "저 아니면 '개저씨' 누가 하죠?"…'로비' 김의성, 미…
사진 제공=쇼박스

김의성은 한국영화 시장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만큼, 배우들 모두 힘을 모아 '로비'를 열심히 홍보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일이 연기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선 "저희 영화가 개봉까지 힘들었다. 극장뿐만 아니라, 식당도 잘 안 가게 되더라. 빨리 나라가 정상화 돼서 밥도 먹고 술도 먹을 수 있도록 일상 회복이 됐으면 좋겠다"고 간절함을 내비쳤다.

김의성은 지난 2023년 소속사 안컴퍼니를 설립하고 신인 배우 발굴에 나섰다. 그는 "현재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어서 창욱의 마음에 공감한다. 배우는 을의 입장이지만, 나이 먹은 한국 남자 배우는 현장에서 강자인 것 같다. 소위 경력이나 인지도 등 중요한 게 쌓이면서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입장이 된다. 근데 소속사를 차리고 나서부턴 '저희 배우들을 써 달라'고 영업하는 입장이 됐다"며 "배우들과 일을 하는 게 재밌고,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낀다. 아직은 책임감이 더 큰 것 같다. 현재 회사 규모로는 어려울 수 있지만, 남들이 안 하는 걸 만들고 유의미한 결과를 완성해 낸다면 상황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