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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박성웅과 이수경이 연극 '랑데부'를 택했다.
스스로를 찾고자 여정에 나섰으나 결국 자신을 가장 괴롭혔던 과거의 장소로 돌아온 지희 역은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하는 배우 이수경, 연극 '로제타'에서 탄탄한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은 배우 김하리, 신예 범도하가 맡는다. 범도하는 서울예술대학,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한국영화아카데미를 거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배우로, 섬세한 감정 표현과 신선한 매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을 가진 배우들이 만나 새로운 조합으로 태섭과 지희를 어떻게 창조해 낼지 살펴보는 것이 관람 포인트다.
또 이번 공연은 블랙박스형 극장인 자유소극장의 가변적 특성을 극대화한 대담한 무대 구성을 선보인다. 패션쇼 런웨이를 연상시키는 직사각형의 긴 무대를 중심으로 양쪽에 관객석을 배치하는 파격적인 구성으로, 극장의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다. 특히 무대에 설치되는 트레드밀은 두 인물의 심리적 거리감을 물리적으로 형상화하는 독특한 장치로 활용되고, 무대 위 단 두 명의 배우는 퇴장 없이 100분 동안 극을 이끌어간다. 작가이자 연출인 김정한은 "가까워졌다가 다시 멀어지기도 하면서 쉽사리 거리를 좁히지 못하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이자 대결 이야기를 직선적인 미장센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관객들은 마치 펜싱 경기장의 양 측에서 경기를 지켜보듯 두 인물의 심리적 대결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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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 연출은 미국과 영국에서 실험극부터 셰익스피어, 상업 뮤지컬까지 폭넓은 작품을 선보여온 아방가르드 연출가로 손꼽힌다. 김정한 연출은 "우리가 달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데 갈 수 없는 것처럼,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어 노력하지만 그러지 못한 경험은 살면서 누구나 다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 이별 이야기라 규정지을 수 없는, 삶에 대한 고찰이라 말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로켓 개발에 매진하는 과학자와 춤을 통해 자유를 찾는 짜장면집 딸의 특별한 만남을 그린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중력이라는 물리적 법칙을 거스르며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자유소극장의 새로운 시도와 맞물려 한층 더 깊이 있는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