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리뷰] 연기도, 연출도 홀인원!…하정우 표 '로비', 기다린 보람 있네(종합)

안소윤 기자

기사입력 2025-03-26 02:00 | 최종수정 2025-03-26 18:33


[SC리뷰] 연기도, 연출도 홀인원!…하정우 표 '로비', 기다린 보람 …
영화 '로비' 포스터. 사진 제공=㈜쇼박스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연기도, 연출도 완벽한 '홀인원'이다. 감독으로 돌아온 하정우가 세 번째 연출작 '로비'를 선보이며 4월 극장가를 유쾌하게 물들일 예정이다.

'로비'가 지난 25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하정우가 메가폰을 잡고 새로운 말맛 코미디를 완성시켰다.

로비를 목적으로 골프장에 모인 사람들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담은 영화다. 창욱은 스타트업 대표로서 오로지 연구에만 집중해 왔으나, 라이벌 회사 대표인 광우의 뒷거래로 인해 기회와 기술을 번번이 빼앗긴다. 그런 그가 한 방에 자본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4조 원에 달하는 국책사업을 따내는 것. 그러나 광우는 조장관을 일찌감치 포섭해 로비에 있어서 한 수 위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에 창욱은 눈을 돌려 조장관의 최측근이자, 실무를 쥐고 있는 남편인 최실장에게 접근해 진흙탕 싸움에 참전한다.


[SC리뷰] 연기도, 연출도 홀인원!…하정우 표 '로비', 기다린 보람 …
영화 '로비' 비하인드 스틸. 사진 제공=㈜쇼박스
'로비'는 하정우가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5)에 이어 10년 만에 선보이는 연출작이다. 그는 작품의 연출뿐만 아니라 연기까지 1인 2역을 소화했다. 하정우가 연기한 창욱은 세상 물정은 잘 몰라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과 목표 앞에선 열정적으로 변하는 인물. 스타트업 대표로서 남부럽지 않게 타고난 두뇌를 가졌지만, 빽도 돈도 없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사업을 따내기는 쉽지 않다. 하정우는 창욱이 접대 골프에 처음 발을 들이밀게 된 순간부터 스스로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는 깨달음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SC리뷰] 연기도, 연출도 홀인원!…하정우 표 '로비', 기다린 보람 …
영화 '로비' 스틸. 사진 제공=㈜쇼박스
연출자로서의 역량도 빛을 발한다. 작품 안에 여러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만큼, 한 명 한 명 애정을 담아 만든 티가 난다. 앞서 하정우는 '로비' 제작보고회 당시 "전체 리딩 10번, 소그룹 리딩 20번, 총 리딩만 30번 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던 바 있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동료이자, 감독으로서 배우들과의 소통에 집중하는 그의 탁월한 리더십을 엿볼 수 있게 했다.
[SC리뷰] 연기도, 연출도 홀인원!…하정우 표 '로비', 기다린 보람 …
영화 '로비' 스틸. 사진 제공=㈜쇼박스

[SC리뷰] 연기도, 연출도 홀인원!…하정우 표 '로비', 기다린 보람 …
영화 '로비' 스틸. 사진 제공=㈜쇼박스
'로비'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는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 시너지다. 연기 베테랑 김의성 박병은 이동휘 강말금 박해수 곽선영부터 충무로의 젊은 피인 최시원 강해림 차주영까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조화로운 앙상블을 이룬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던 배우는 김의성 강말금이다. 비리에 찌든 정치권 실세 최실장으로 분한 김의성은 '국민 빌런 캐릭터'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연기력을 보여준다. 진프로(강해림)의 열렬한 팬이지만, 팬심을 가장하여 음침한 속마음을 드러내 보는 이들의 분노를 절로 유발한다. 로비에 휘둘리는 부패비리 조장관을 연기한 강말금도 차진 사투리 연기로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정치인 연기에 도전한 그는 능청스러움과 함께 카리스마 넘치는 면모를 드러낸다.

세 번째 연출작 공개를 앞둔 하정우는 "배우보단 감독으로서 개봉을 앞뒀을 때가 더 떨린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10년 숙성 끝에 내놓은 새 연출작이다. 과연 감독 하정우가 전하고자 하는 작품의 메시지가 관객들에게도 잘 전달될 수 있을지 궁금증이 생긴다. 4월 2일 개봉.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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