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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내 과오, 경솔했고 후회해" n번 반복..'오겜2'로 돌아온 탑이 11년 만에 답한 것(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5-01-16 10:52


[SC인터뷰] "내 과오, 경솔했고 후회해" n번 반복..'오겜2'로 돌…
사진제공=더 씨드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전 빅뱅 멤버 겸 배우 탑(38, 본명 최승현)이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고 사죄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황동혁 극본, 연출)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를 담은 작품. 탑은 극중 힙합 서바이벌 출신의 '약쟁이' 래퍼 타노스를 연기했고, 캐스팅 과정에서부터 논란이 됐고, 공개 이후에도 시청자들 사이에서 연기력 논란이 일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탑은 당초 '오징어 게임2'의 홍보 일정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으나 취재진의 요청으로 인해 인터뷰에 응했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탑은 인터뷰에 임하기 전 자리에서 일어서 진중한 표정으로 인사를 했고, 이후 "가장 먼저 11년 만에 인터뷰를 하게 돼서 저 또 한 굉장히 신중한 마음으로 고민을 했고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 적당한 시기를 찾아서 인터뷰를 하고 싶었는데 늦어지게 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모든 것들을 진실되게 이야기하도록 하겠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50분 내내 떨리는 목소리로 취재진의 질문에 응답한 탑이었다. "솔직한 마음으로 오랜만에 (언론 앞에) 나서다 보니 두려움이 있던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힌 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에 요청해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캐스팅부터 '인맥 캐스팅 논란' 등에 부딪혔던 그였기에 부담감도 상당했을 터. 탑은 "마음이 무거웠다. 그 안에서 반성의 시간을 가지면서 책임감을 가지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SC인터뷰] "내 과오, 경솔했고 후회해" n번 반복..'오겜2'로 돌…
사진제공=더 씨드
특히 '인맥 캐스팅' 논란은 다방면으로 뻗어갔다.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이정재와 이병헌 등과 절친한 관계이기에 캐스팅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무리한 추측까지 이어졌던 것. 탑은 "전혀 캐스팅에 관여나 관련이 없는 대선배님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점에 대해 당연히 송구스러운 마음뿐이고, 저조차도 당시에는 무너질 것 같은 심경이었다. 그래서 하차를 할까 생각도 했고, 긴장도 많이 됐지만 감독님께서 저와 함께 타노스라는 캐릭터를 디자인하면서 저에게 보내주신 시간과 믿어주신 믿음에 보답을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고, 제작진 분들과 함께 열심히 만들어가는 것이 제 도리라고 생각했기에 어려운 결심을 했던 것 같다"고 했다.

탑이 연기한 타노스는 마약에 취한 힙합 서바이벌 출신 래퍼. 실제로 대마초로 인해 가수 활동을 접었던 경험이 있는 그였기에 연기를 이어가는 것 역시 용기가 필요했을 것. 탑은 "사실 제작사를 통해 오디션 제의를 받고 캐릭터 설명을 받았을 때 고민이 많이 됐다. 저의 부끄러운 과거와 직면해야 하는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됐든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의 이미지가 박제가 될 수 있는 캐릭터다 보니 인간적으로도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고 망설여졌지만, 운명처럼 저에게 온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연기력에 대한 논란은 꼬리표로 따라왔다. 공개 이후 탑의 과장된 연기에 대한 호불호가 강하게 갈렸던 것. 수준 미달의 랩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탑은 "모든 호불호 평은 배우로서 당연히 받아야 하고,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치밀하게 디자인한 캐릭터였다. 시나리오 상에서도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하는 캐릭터였고, 비현실적이고 만화적으로 묘사됐던 캐릭터라 타노스라는 캐릭터가 절대 화려하거나 멋있는 래퍼가 아닌, 실패한 인생의 힙합 루저 캐릭터로 설정이 돼있어서 약물에 의존하는 캐릭터라 우스꽝스럽고 덜떨어져보이게 설정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논란이 됐던 랩의 가사에 대해 묻자 탑은 "랩은 시나리오에 있었다. 원래는 글자 수가 더 많았는데, 그 신 자체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생뚱맞고 엽기적인 신이다. 타노스라는 캐릭터는 정신 연령으로 따지면 짱구 수준의 랩을 하는데, 표현할 때 최대한 루저스러운 오그라드는 모습을 강조하고 싶어서 그렇게 표현했던 부분이 있다"면서 "저도 30대 후반인데, 제가 그 짱구 정신 연령의 랩을 하기가 저도 사실은 굉장히 민망했지만, 저조차도 오그라들었지만, 제가 맡은 역할이라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대마초 흡연을 한 전과가 있는 그가 '약빤'(마약에 취한) 래퍼를 연기한다는 것도 화제였다. 탑은 "그 장면(마약 투약)을 찍는 것 자체가 수 백 명의 스태프, 배우들 앞에서 해야 하는 것이라 저의 너무나도 부끄러운 과거와 직면해야 하는 순간이었어서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 캐릭터적인 것을 깊게 연구했고, 타노스라는 캐릭터가 복용하는 약물은 워낙에 강력한 약물이라 캐릭터를 연구할 때에도 많은 자료를 찾아봤다. 그런 약물에 의존하면 치아 손상도 많이 돼있고, 약물이 없을 때에는 초조하고 극도의 불안감과 무기력함, ADHD 현상이 나타난다는 특징을 알게 됐다. 그래서 타노스가 게임장에 등장하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가기 전까지, 약물을 투약하기 전과 후를 다르게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치아도 손상이 돼있고, 극도의 불안감과 초조함이 있고, 리듬감도 보통의 사람의 감정선과 다르고, 발음도 미국 남부의 힙합 랩 중에는 '린(마약)'이라는 약물이나 강력한 마약을 하는 사람들이 하는 랩이 있는데, 의도적으로 그렇게 랩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1년간 논란의 중심이 됐던 탑이었다. 본인 스스로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30대를 후회 속에 보냈다. 탑은 "지난 과오로 생겼던 일들로 하여금 많은 사람들에게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너무 커다란 상처와 실망을 드린 것도 사실이었고, (빅뱅) 멤버들에게 큰 피해를 끼쳐서 당시에는 20대 때 너무나 찬란한 영광을 누리기도 하고, 과분한 사랑도 받았지만, 저의 추락과 몰락의 과거 또한 제가 태어나서 한 번도 가본 적 없던 길이기에 정말 어둠의 시간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 당시에는 정말 많이 무너져있었고, 다시 일어설 힘이 없어서 모든 걸 다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던 중에 빅뱅 컴백을 기다리던 일부 팬들의 마음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고, 소통 창구가 SNS밖에 하나뿐이란 생각에 경솔하게, 판단력이 없이, 너무나 어리석게 그렇게 내뱉은 말(은퇴 선언)에 대해 지금도 너무 크게 반성하고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SC인터뷰] "내 과오, 경솔했고 후회해" n번 반복..'오겜2'로 돌…
사진제공=더 씨드

[SC인터뷰] "내 과오, 경솔했고 후회해" n번 반복..'오겜2'로 돌…
사진제공=넷플릭스
때문에 빅뱅 멤버들에 대한 마음은 아직도 '미안함'이다. 탑은 "솔직히 말하자면, 저라는 사람이 빅뱅과 전 회사에 저지른 과오로 인해 너무 큰 피해를 줬다. 저는 이미 수년 전부터 소속사와 멤버들에게 더이상 피해를 줄 수 없다는 마음으로 팀을 떠나겠다고 했던 사람이다. 이제 저 혼자서 무언가를 해나가고, 앞으로 뭔가를 혼자 해나가는 것은 그것에 대한 뭇배 또한 스스로 감내해야 하는 것이고, 질타 또한 제가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것이지만 제가 피해를 준 팀으로 돌아가면 어쨌든 저라는 사람의 과오의 꼬리표가 멤버들에게도 붙는 것이라 면목이 없다. 그런데 재결합을 원하는 팬들의 글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왜냐면 저는 확실하게 해두고 가고 싶었지만, 이렇게 11년 만에 기자님들과 만나 말씀드리는 것처럼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창구가 전혀 없었고, 재결합을 원하는 팬들의 글을 보고 멤버들의 사진을 볼 때는 죄책감으로서 떠난 사람이 헤어진 가족 사진을 보는 것처럼, 당사자가 아니라면 그 아픔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서 부정이 아닌 다른 방법을 택한 것 또한 경솔했다고 생각하지만, 저의 뜻은 그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난 7년간 탑에게 위안을 준 것은 음악이었다고. 탑은 앨범 작업을 틈틈이 해가며 팬들에게 다시 보답할 기회를 잡으려 노력했다. 탑은 "지난 7년간 사회생활을 단절한 채 집과 음악 작업실에서만 살다시피 했다. 그래서 어둠 속에서 음악 작업만 했고, 마이크 앞에 있을 때 유일하게 숨을 쉴 수 있었다. 제가 살기 위해 음악을 만들었던 것 같다. 어두운 마음과 쓰라린 고통의 심리를 (표현하는) 음악을 만들면서 시간을 보냈고, 꼭 팬분들께 들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저에게 30대는 잃어버린 시간이었고, 정말 뻐져리게 너무 큰 수치심과 스스로에 대한 자기 모멸감으로 반성의 시간을 겪었다. 음악으로서 치유받았고, 그래서 팬들께 들려드리고 싶다. 저의 40대를 상상해보면 그냥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으로서 누구보다 건실하게 살고 싶다. 저의 가장 큰 목표는 보다 안정적으로 살아보는 것"이라고 했다.

탑이 바라는 것은 안정된 삶. 그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포털 사이트에 제 나쁜 기사가 나지 않는 (삶을 원한다). 하루하루가 불안했고, 10년간 시끄러웠다"는 심경을 고백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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