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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예거 미국 텍사스대 심리학과 교수는 어른들의 이런 생각이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신간 '어른들의 영향력'(어크로스)에서다. 학교에서, 가정에서, 직장에서 젊은 세대를 향한 어른들의 피드백과 조언이 실패하는 이유는 어른들이 청소년의 뇌를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책에 따르면 청소년의 행동 변화를 끌어내는 건 재미나 호기심, 위협이 아니라 "지위와 존중"이다. 10세 무렵부터 사춘기가 시작되면 인간의 뇌는 자부심, 찬사, 존중 같은 사회적 보상을 갈망하고, 굴욕이나 수치 같은 사회적 고통을 극도로 혐오한다. 이런 현상은 성인으로서 안정적인 경력을 쌓기 시작하는 20대 중반까지 이어진다.
이에 따라 어른들의 유익한 조언이 때론 청년들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고, 이는 세대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이 같은 갈등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선 어른들이 '멘토 마인드 셋'을 장착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멘토 마인드 셋'은 젊은 세대에게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동시에 높은 기준을 맞추는 데 필요한 지원도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저명한 슈팅 코치인 칩 엥겔랜드가 멘토 마인드 셋을 장착한 대표적인 경우다.
앵겔랜드는 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 17년간 코치로 일하며 토니 파커, 커와이 레너드 등 전설적인 선수들의 슛을 개선했다. 그는 깐깐했지만 절대 어린 선수들을 무시하지 않았고, 심리적으로도 지지해주려고 노력했다. 전체를 수정하기보단 사소할 수도 있는 세세한 부분만을 꼭 집어서 수정했다. 예컨대 레너드는 공을 던질 때의 릴리스 포인트를, 셰인 베티에는 공을 쥘 때 손가락의 위치를 바꾸도록 독려했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의 자율성도 존중했다.
"그는 슈팅 코치 이상이에요. 농구계의 심리학자죠."(셰인 베티에)
저자는 엥겔랜드 이외에도 매년 90% 이상의 학생들을 대학 수준의 물리 시험에 합격시킨 고등학교 교사, 지옥 같은 회사였던 마이크로소프트를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로 탈바꿈시킨 관리자 등 다양한 멘토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어른들이 강요자나 보호자 마인드 셋이 아닌 멘토 마인드 셋으로 (청소년들의) 욕구를 존중한다면, 청소년들의 건전한 발달을 뒷받침하고 그들의 잠재력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다"고 말한다.
이은경 옮김. 616쪽.
buff27@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