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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소희 기자] 경북 구미시가 가수 이승환의 데뷔 35년 기념 콘서트 대관 취소를 결정했다.
그는 "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이 공익에 부합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입장에서 허가 조건을 다시 강조하는 공문을 지난 10일 발송했다. 동시에 유선상으로 회사 측에 정치적 선동자제를 협조 요청했다" 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14일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된 당일, 수원 공연 중 '탄핵이 되니 좋다' '앞으로 평안한 세상이 될 것 같다' 정치적 언급을 했다. 구미시는 구미 공연이 수원 공연처럼 정치적 언급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자칫 시민과 관객의 안전관리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에 따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허가취소, 사용정지, 변경, 기타 필요한 조처를 명할 수 있어 지난 20일 안전인력 배치 계획 제출과 '정치적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승환 측 법률대리인 '정치적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반대 의사를 서면으로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객과 보수 우익단체간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에 안전상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콘서트를 취소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라며 "제일 우선은 시민 안전"이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 시행규칙, 허가조건 등과 2차례의 자문 및 위원회 회의를 거쳐 심사숙고해 순수예술 공연장이라는 문화예술회관의 설립 취지, '서약서 날일 거절'과 예측할 수 없는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수가 없어 불가피하게 대관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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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보수단체들은 19일과 20일 구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오는 25일 경북 구미시에서 열리는 이승환의 탄핵축하공연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보수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국민 통합을 위해 찬성 무대에 올라 정치적 발언으로 국민 분열에 앞장선 이승환씨의 구미 공연을 구미시장이 취소해야 한다"며 "이승환은 수원 공연에서 다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해 '오늘 공연은 안 좋을 수가 없었다. 잘 놀고갑니다'라며 민심을 갈라 놓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승환은 지난 19일 보수단체가 내건 플래 카드 등을 공유하며 "데뷔 이후 35년 만에 갖는 첫 구미 공연인데 안타깝다"면서도 "공연 당일 안전을 위해 최선의 대책을 강구하고 온몸이 부서져라 노래하고 뛰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아껴뒀던 특수 성대를 꺼내 조이고 닦은 후 갈아 끼우고 갈테니 각오하고 오시길 바란다. 그곳이 '헤븐'이 될 것이고, 내 인생의 최고의 공연으로 만들겠다"고 남다른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에도 이승환은 지난 20일 '경북 구미 보수 세력 콘서트 반대에도 콘서트 티켓 사실상 매진'이라는 기사를 공유하면서 "현재 20장 정도 남아 있네요. 티켓 상황이 가장 안 좋은 곳이었는데요"라며 "감사합니다. 관객 여러분. 감사합니다. 보수 우익단체 여러분"이라고 콘서트 강행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또 지난 22일에는 법무법인 해마루의 공지를 통해 "이승환씨는 팬분들을 위한 법적 보호를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 구미 공연 참석과 관럼 과정에서 집회·시위 등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알려달라. 법무법인 해마루가 공연 참석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한 법적 절차를 담당하겠다. 일체의 법률 비용은 이승환씨께서 부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25일 열릴 예정이었던 이승환 구미 공연은 1104석이 예매를 끝냈고, 티켓 가격은 좌석에 따라 12만 1000원~15만4000원이다. 환불 등 반환금 문제는 추후 법률 대리인 등을 통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희 기자 yaqqo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