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이친자' 채원빈 "장하빈, 오은영 아닌 퇴마사 만나야…연기하면서 -4kg"

채원빈. 사진 제공=MBC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배우 채원빈이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이하 '이친자') 장하빈 역할을 짚었다.

채원빈은 18일 서울 강남 아우터유니버스 사옥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한석규 선배님과 베스트 커플상 받고 싶다"라며 "제 생일 챙겨주셔서 눈물 날 것 같더라"고 했다.

'이친자'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 장태수(한석규)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 장하빈(채원빈) 비밀과 마주하고, 처절하게 무너져가며 심연 속의 진실을 쫓는 '부녀 스릴러' 드라마다. 지난 15일 웰미이드 수작으로 용두용미 결말을 남기며, 유종의 미를 거둔 바다.

자신이 맡은 역할 장하빈에 대해 "왜 그렇게 나를 의심하냐는 말을 많이 하는데, 촬영 초반까지만 해도 저도 어른의 시선으로 하빈이를 본 것 같다. 저도 학생이 아니다 보니까, '너가 오해를 받게 한 것에는 너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등학생이라는 사실을 간과했던 것 같다. 결핍이 있는 아이고, 18살 밖에 안 됐는데, 다른 청소년들과 표현의 방식은 너무 다르긴 하다"고 했다.

이어 "그 확신을 얻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약간의 보상심리라고 해야 하나. 어린 시절 내내 의심 받아 왔으니. 계속해서 아빠를 긁으면서도, 되게 모순되게 무조건적인 믿음을 얻고 싶었던 것 같다. 마음이 아프더라"고 하빈에 공감한 점을 짚었다.

친구 이수현(송지현)에 대한 감정으로는 "하빈이에게 수현이가 한없이 애틋한 존재라 생각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수현이가 피 흘리고 꼬질꼬질 있는 게 마음 아프더라. 혼자서 상상한 이들의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그렇게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정말 소중한 친구였다. 하빈에게는 친구의 의미가 남들과 달랐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의도하지 않았지만 소유욕도 있었던 것 같다. 보통 친구들끼리 연락 안 되면 '뭐 하고 있나 보다'하고 말텐데, 하빈이는 부재중을 30통을 넘게 한다. 이렇게 남들과 다른 부분에 수현이가 공포감을 느낀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감독님과 수현이가 고민 상담할 때 하빈이는 어떻게 말할까라는 말을 한 적 있다. 하빈이는 공감 능력이 뛰어나는 편이 아니라서, 친구들끼리 사소하게 하는 대화도 하빈이는 안 될 거라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평범하게 반응하지 않으니까 멀어지지 않았을까"라며 판단했다.

일각에서는 하빈을 두고 소시오패스 혹은 사이코패스라고 말하기도 한다. 채원빈은 "처음에는 이 인물이 형체가 없다 보니까, 인물을 담을 수 있는 상장이 있었으면 좋겠더라. 그게 사이코인지, 소시오인지 알려주시면 참고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감독님은 그걸 생각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때는 이걸 생각해야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여기서 중요한 건 소시오인지 사이코인지가 아니다'라고 하시더라. 그 말씀을 이해하는 게 어려웠다. 기획 의도와 맞지 않고, 감독님은 좀 열어두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그걸 가두지 말라고 하셨던 것 같다. 그게 많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채원빈. 사진 제공=MBC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이친자' 촬영 이후 변화로는 "감정을 절제하는 인물을 처음 연기하다 보니 새롭게 보는 게 많았다. 이렇게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많이 알았던 것 같다. 연기적 경험이나 외적으로 보면 살이 일단 많이 빠졌다. 1화와 마지막화 얼굴이 다르다. 저도 보면서 놀랐을 정도다. 4~5kg 정도 빠졌다"라고 밝혔다.

채원빈은 "내가 이 작품에 잘해냈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진심이라고는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겠더라. 스태프분들이 중후반부에는 '살이 왜 더 빠지셨어요?'라는 말을 많이 했다. 처음으로 면역체계가 무너져서, 같은 제품을 써도 화상 입은 것처럼 뒤집어졌다. 작품 외 스트레스를 받게 되더라. 그렇지만 그런 현상을 보면서, 꽤 진심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수긍했다.

아빠 장태수 역할의 한석규와 나눈 대화에 대해서도 "저희가 최종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 선배님, 저 이렇게 셋이서 리딩하는 시간이 많았다. 본인 캐릭터를 얘기하는데, 선배님도 최악의 아빠, 저는 최악의 딸이라고 서로 말하고 그랬다"고 털어놨다.

기억 남는 반응으로는 "하빈이는 오은영 박사가 아니라, 퇴마사 만나서 구마해야 한다고 하더라. 금쪽이가 아니라 악귀라고. 사진이 너무 웃겨서 저장해서 가족들한테도 보여주고 그랬다. 실제로 촬영할 때도 조명을 키지 않으면 누가 누군지 모르기도 했다"며 웃었다.


정빛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