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준혁(40)이 "하기 싫었던" 동재와 비슷해졌다.
이준혁은 팬들의 설득을 받아 출연을 결정한 것이나 마찬가지. 그는 "정말 그렇다"면서 "왜냐면 동재가 '비밀의 숲'에서 주인공도 아닌데다가 캐릭터도 좀 이상하고 '얘를 가지고 누가 보느냐'는 생각이 많았다. 마니아층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게 알마나 될지도 몰랐다. 그런데 회사에서 기사가 나온 다음에 '이렇게 많이들 좋아하고 있다'고 하더라. 많은 분들이 하자고 했고, 우여곡절도 참 많았던 작품이다. 대본도 세 번이 다시 쓰여지고 이수연 작가님도 뒤늦게 붙어주셨다. 처음부터 계셨던 게 아닌데 너무 감사하다. 마치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영화처럼 스태프들 모두가 말도 안되게 함께하면서 엄청난 전우애가 생겼다. 설날에도 회의를 함께 하면서 만들었던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합류를 결정했지만, 후회는 계속이었다. 이준혁은 "계속 후회했다. 너무 힘들었으니까. 내가 동재를 왜 해서. 대사는 왜 이렇게 많고, 묶여있고 춥고, 설날에도 모여서 회의를 하고, 그렇기는 했지만 그런 순간들이 많았던 만큼 나중에는 주변에 감사했다. 저희 스태프들도 너무 좋았다. 현장에 가면 막내 스태프까지도 동재를 너무 좋아하고, 모두가 이 캐릭터의 팬이라서 '이런 사람들이 있구나'를 느끼면서 현장에서 힘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
특히나 서동재는 이준혁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이기도 했다. 실제 이준혁의 성격과는 완전히 다른 인물이기 때문에 '비밀의 숲' 초반에는 몰입이 어렵기도 했다고. 그러나 '좋거나 나쁜 동재'까지 무려 7년을 이 캐릭터로 살아가다 보니 점차 비슷해지는 경험도 했다는 설명이다. 이준혁은 "'좋거나 나쁜 동재'에서는 비슷해진 부분이 있다. 삶이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이 있잖나. 동재도 매번 '하루만 더 하루만 더 하다가 어느 새 오늘이 지났네'하는 대사를 참 좋아한다. 저도 항상 그런다. '이걸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한다. 저희도 실패도 하고 그러는데 그럴 때 동재랑 비슷한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실제 동재 촬영도 동재만큼 바쁘게 찍었고, 인생이 정말 다 들어가 있었다. 이번에는 많이 닮아간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
20년 가까이 배우로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압박감을 느끼는 중이라는 이준혁은 "일이니까 한다. 모두가 압박을 받지만, '그래도 하잖아요'의 느낌이다. 아침에 출근할 때부터 압박이 심한데, 다들 비슷하지 않나 싶다. 알람 듣고는 기겁하며 일어나고 새벽에 전화오면 '뭐지?'싶으면서 심장이 두근거린다. 제가 느끼는 저의 원동력은 영상이든 드라마든 매체에 완전히 반했다는 것이다. 저는 고통스러움이 있음에도 버틴다면 그게 좋아하는 것이라고 느끼는 타입이다. 제가 엄청난 사고를 치지는 않았지만, 저희 엄마가 저를 버리지는 않았잖나. 버리고 싶은 순간이 진짜 많았을텐데. '왜 이렇게 책임감을 가지고 나한테 이렇게 하지. 엄마는 내가 재미있구나'라고 느꼈다. 내가 내 일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도 '내가 내 일이 재미있구나. 내가 이 얘기를 계속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