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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목숨을 건 극한의 게임이 다시 시작된다. 그 현장에는 '오징어 게임' 시즌2를 기다려온 전 세계 팬들의 기대와 흥분이 함께 서려 있었다.
먼저 김 대표는 "먼 곳까지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시즌1 때도 이런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는데 코로나가 창궐하고 타이밍이 안 좋았다. 이렇게 오늘 세트를 자랑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인사했고, 황 감독은 "현장 공개라는 것도 사실 제 데뷔작 때 해보고, 처음 해보는 것 같다. 원래 옛날에는 촬영하다 기자분들 모시고 현장에서 공개하는 것이 있었는데, 데뷔 이후로 16~17년 만에 다시 이렇게 뵙게 되니 옛날로 돌아간 것 같은 신기한 기분이 든다"고 세트를 공개하는 소감을 밝혔다.
당시는 '오징어 게임' 시즌2 한창 촬영 중으로, 공개 시점도 한참이나 남겨둔 시기였다. 황 감독은 "저희가 지켜야 할 비밀도 많고, 나오기 전에 알려드리기 힘든 스포일로도 많아서, 세트장만 공개하게 됐다. 제가 만든 작품이 화제가 된 적이 있지만, 이렇게 만들기도 전에 온 세상의 관심을 받는 일은 처음이라 낯설고 어색하고 부담이 된다"며 웃었다.
황 감독은 "시즌1의 성기훈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돌아서는 것으로 끝이 나는데, 그 성기훈을 쫓아가는 이야기가 시즌2의 주된 내용이 될 것"이라며 "성기훈이 결국 자신의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시 이 게임장으로 이제 돌아오는데, 다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과 함께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해내려는 그 노력이 나온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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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개된 세트를 짚으며 새로운 게임을 미리 알려주기도 했다. 게임 참가자들이 자는 대형 체육관에는 이번에도 침대들이 여럿 나열돼 있었다. 그 가운데 OX 투표기가 한 번 더 반가움을 산 바다. OX 투표기는 시즌1에서 게임 참가 여부를 묻는 중요한 장치로 통했다.
황 감독은 "시즌1의 나가는 투표가 있었다. 게임을 그만두는 OX를 선택해서 게임이 끝나면 나갈수 있는 기회를 참가자들에게 부여하는데, 시즌2에서는 그 시스템을 좀 더 제가 발전시켰다. 매 게임이 끝날 때마다 참가자들에게 나갈 수 있는 투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그들이 매번 투표를 통해서 이곳에 남을지와 나갈지를 결정하게 된다. 이 선택에 따라 무리가 나뉘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 서로 편을 가르고, 그 안에서 또한 갈등이 벌어지는 그런 장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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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장과 관련 구체적인 설명은 채경선 미술감독이 나섰다. 채 감독은 '오징어 게임'을 통해 74회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 내러티브 컨템포러리 프로그램 부문 프로덕션 디자인상(1시간 이상) 이라는 수상의 영광을 안은 바다.
먼저 대형 숙소에 대해서는 "시즌1에서 참가자들이 먹고 자고 하는 곳이다. 시즌1과 시즌2가 같은 시공 방법이랑 콘셉트를 가지고 작업을 하게 됐다. 숙소와 미로 계단 같은 두 가지 공간은 '오징어 게임'하면 딱 상상하는 공간이고, 상징적인 공간이다. 시즌2를 다시 참여하게 됐을 때 막 열정 뿜뿜 넘치면서 새롭게 디자인을 해볼까 하다가, 상징적인 숙소를 그대로 지키되 조금은 다른 어떤 것들의 포인트를 넣을까라고 고민을 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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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OX가 갖고 있는 어떤 직관적인 느낌은 '너랑 나랑 다르고 너가 맞고 내가 틀리다' 그런 대립의 시작이다. 그리고 색감도 빨간색과 파란색이 대비되는 것들이 우리가 사회적 이념이나 어떤 전 세계적으로 기호화된 어떤 의미하는 것들이 빨간색, 파란색으로 표현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더라. 바닥에 작업을 해서 LED 불빛으로, 밤에 불이 꺼지면 OX가 환하게 밝혀지는 이미지적인 효과를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여러 침대가 줄지어 있는 모습도 여전했다. 그러나 456개까지는 있지 않아, 궁금증을 샀다. 채 감독은 "원래 456개의 침대와 매트리스가 쫙 있었었는데 게임이 3라운드까지 이어지면서 많은 분이 이제 게임에서 져가지고 지금 100개 정도만 남게 됐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매트리스는 456개를 저희 소품팀이랑 같이 실질적으로 일주일 동안 세팅했다. 근데 이매트리스가 엄청 무겁더라. 저희가 하나씩 다 날라가지고 다 하나씩 세팅을 했고 제일 위에 높이 올라가 있는 곳은 장비를 써서 안전하게 세팅을 했다. 저는 제일 쉬운 베개를 세팅했다"고 침대 세팅 비화를 들려줬다.
숙소 넓이도 짚었다. 채 감독은 "전체적으로 평수는 시즌1보다는 조금 넓혔다. 높이감도 원래 시즌1에서는 11m였는데 지금은 13m까지 해서 규모감을 좀 올렸다. 전체 평수가 400평 정도 되는 규모고, 실제 저희 보조 출연자분들과 참가자들 분들과 스태프들이 다 들어와도 될 만큼이다. 한 500여 명이 다 들어와도 꽉 차고 규모감 있게 들어갈 수 있는 평수를 만들기 위해 세트장을 확보를 했다. 제작 기간은 한 두 달 정도 걸렸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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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감독은 "핑크 미로 복도도 시즌1과 똑같은 설계 방식으로 디자인해 작업했다. 시즌1에서 좀 아쉬웠었던 어떤 공간감이나 동선에는 추가를 더했다. 뒤로 통로가 하나씩 더 추가가 되고, 높이감도 더 올려서 11m 정도다. 시즌1보다는 더 규모감이 있는 디자인으로 설계를 했다. 전체적인 평수는 95평에서 3,40평을 더 올려가지고 작업을 해서 지금 한 120평 정도의 세트 규모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로 계단만의 색감도 가리켰다. 실제 미로 계단은 얼핏 보면 유치원 같아, 목숨을 건 '동심의 게임'이라는 콘셉트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채 감독은 "시즌1과 마찬가지로 색감에 대한 어떤 이슈들도 많고 관심도 많이 주셨다. '오징어 게임' 미술 전체적인 컨셉을 잡을 때 '유아적인, 어린 동심의 색깔이 무엇일까'라는 것들을 되게 많이 고민을 하면서 전체적인 룩을 잡아갔는데 거기에 대표적인 컬러감으로 핑크를 선택했고 핑크가 주되게 표현된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즌1의 페인트집을 찾아가지고 똑같이 맞춰서 색감을 지정했다"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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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인물이 나오는 것에도 "어떤 캐릭터들의, 어떤 갈등과 관계, 입체적인 감정들의 표현이 나온다. 이 미로 복도의 통로들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거기에서 오는 어떤 갈등과 대립과 사건들이 펼쳐지게 될 것"이라며 "그래서 여기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이 다음에 어떤 공간들을 올라가는 그 지점까지도 기대를 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고백했다.
끝으로 채 감독은 "다시 한번 이런 공간을 제작하고 만들고 구현하게 되는 것에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영광이다"고 인사했고, 김 대표도 "'오징어 게임'이 유례없는 흥행을 하고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다. 또 그 열기를 이어가고자 정말 죽어라 촬영하고 있다. 그래서 시즌2의 제작 확정 소식이나 캐스팅 소식 등 너무나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신 것에 대해서 이 자리를 빌려 너무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이런 열기에 부응해서 저희가 시즌2에서도 시즌1에 못지않은, 아니면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할 텐데라는 또 다른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라고 했다.
황 감독 역시 "다들 '시즌2가 다들 별로 안 좋다'는 걱정들을 하는데, 실망시켜드리지 않고 여러분들 기대 저버리지 않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배우들과 스태프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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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