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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배우 김수미가 고혈당 쇼크로 갑작스럽게 별세한 가운데 6년 전 방송에서 찍고 고른 영정사진과 죽음에 대한 그녀의 솔직한 심경이 다시 한번 재조명되고 있다.
그는 "만약 오늘 하루만 산다면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것이고, 내게 하는 질문들에 답을 다 해주고 싶다"며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쓴 일기장을 공개하면서 "마지막 하루에는 내 일기장을 보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2년 전부터 주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고 작년엔 정말 친한 친구가 죽었다. 나의 마지막을 담담하게 고민하게 되더라"며 "그 때 청춘 시절의 일기를 읽게 됐다. 일기는 청춘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쓰는 편지"라며 일기를 쓰는 습관을 가져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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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는 "장례식장에 곡소리가 나는데 나는 '웃으며 갔구나' 하며 춤추고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장례씩장이 애도하는 자리가 아니라 김수미를 추억하는 공간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70이 넘고 나이가 차서 가는 죽음은 즐겁지는 않지만 받아들이자. 하지만 나는 배우고 독특한 돌아이였으니까 장례식도 돌아이로 가자고. 마지막까지"라고 덧붙였다.
김수미는 드레스를 입고 갈대밭이나 단풍잎 위에 눕거나 앉은 다양한 포즈로 화려한 영정사진을 찍었다. 그녀가 픽한 영정사진 두장은 양세형과 이승기 작품.
김수미는 "영정사진을 두 개 두겠다. 하나는 장례식장 입구에, 나머지는 제단 위에 두겠다"며 죽는 날까지 문상객을 즐겁게 해줄 생각에 들떴다. 그러면서도 "막상 죽을 날을 생각하니까 더 살고 싶다. 기분 묘하다"라고 말했다.
김수미는 '집사부일체' 멤버들에게 자신의 조문을 시켰다. 멤버들은 진지하게 임하며 "평안하세요 선생님"라고 말한 뒤 김수미에게 절을 했다. 이때 김수미가 "난 기독교야 가볍게 목례해도 돼"라고 말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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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김수미는 "영정사진을 보니까 더 오래 살고 싶다"는 말을 남기기도 해 이번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이 더 안타까움을 남긴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김수미는 이날 오전 8시 8분쯤 심정지 상태로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이날 김수미의 아들인 정명호 나팔꽃F&B 이사는 연합뉴스를 통해 "사인을 조사한 경찰이 고혈당 쇼크사가 최종 사인이라고 알렸다"면서 "당뇨 수치가 500이 넘게 나왔다"고 말했다.
최근 김수미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다. 김수미는 지난 5월과 7월 건강상 이유로 병원에 입원해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김수미는 지난 5월 연극 '친정엄마'로 관객들과 만났으며,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와 지난 9월 종영한 tvN STORY '회장님네 사람들'에도 출연하며 바쁜 나날 속 시청자들 앞에서 밝은 미소를 선보였다.
한편 1949년생인 고 김수미는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이듬해 MBC 드라마 '수사반장'을 시작으로 '손님', '주인', '엄마, 아빠 좋아', '백년손님' 등에 출연했고, 1980년에는 '전원일기'에 '일용엄니'로 출연해 큰 사랑을 받았다.
ly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