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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보다 진한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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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친자'에 앞서 종영한 MBC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아웃'에서는 경찰서장(권해효)의 아들이 동급생 살인사건에 연루되며 사건이 전개된다.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죄 없는 피해자가 발생한다. 부모의 무조건적 옹호가 오히려 파멸을 초래할 수 있음을 가감없이 보여준 드라마.
ENA 드라마 '유어 아너' 역시 판사의 아들이 우발적인 뺑소니 사건에 연루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작중 판사 송판호 역을 맡은 손현주는 아들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의를 추구해야 하는 판사로서의 신념과 부모로서의 감정 사이에서 갈등한다. 권력자 부모가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법을 왜곡할 때 발생하는 도덕적 딜레마를 현실감 있게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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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선과 악의 경계가 명확한 단순한 권선징악형 서사 구조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가족이라는 가장 친밀한 관계 내에서도 죄책감과 의심, 충돌이 발생하는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가 더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부모가 자녀의 범죄에 직면했을 때 법과 윤리 사이에서 갈등하며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은 단순한 상상이 아닌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이야기이기에 시청자와 관객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현대 가족의 복잡한 역할과 변화를 반영하며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감정을 집중 조명한다는 점도 흥미를 끄는 요소다.
향후 가족과 범죄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변주의 콘텐츠들이 더욱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와 가족 내 갈등과 도덕적 선택을 다루는 흥미로운 서사로 관객과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 것으로 보여진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