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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정빛 기자] 단순 오락을 넘어섰다. 사회적 이슈나 복잡한 인간 관계에 접근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라니. 웨이브(Wavve) 오리지널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이하 '더 커뮤니티')'가 재미는 물론, 사회적 메시지까지 던졌다.
이것이 많은 이가 '더 커뮤니티'에 호응하는 까닭이다. 지난 7월 19일 열린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더 커뮤니티'는 이날 예능 부문 최우수콘텐츠 작품상을 수상했다. 콘텐츠 홍수 속에서 경쟁이 쟁쟁했지만, '더 커뮤니티' 팀이 작품상 트로피를 당당히 들어 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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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PD는 이러한 이야기에 웃으며 "제가 머리도 길고, 말투도 보통 일반적인 남자들과 다르다고 느끼신 것 같다. 그렇다고 제 목소리가 낮은 것도 아니라, 헷갈리신 것으로 생각된다. 연관 검색어 올라온 것 보고 재밌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러한 권 PD의 철학이 '더 커뮤니티' 연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도 함께 고백했다.
"프로그램 안에서 '사상검증'을 해서 탈락시키는 구조가 있지만, 사실 시청자들도 출연자들도 사상에 대해 검증하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 그러면 각자 성향에 따라 보게 될 것이다. 특히나 이러한 논쟁적인 프로그램이 나오면, '시청자가 가장 사상검증하고 싶은 사람은 나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조금만 검색하면, 저는 사회적 문제에 입장을 드러내거나 활동을 했던 PD라, PD의 생각이 얼마나 반영됐는지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보기 더 용이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제 생각과 다른 생각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균형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서로 되게 다른 이야기를 골고루 보여주는 게 프로그램 목적이었기에, 편안하게 속할 수 있는 집단이나 생각들을 한 발 떨어진 곳에서 경험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더라. 젠더도 그 중 하나라 생각한다. 이른바 남성의 모습을 기대하는 분들과 동떨어진 것들도 있고, 한눈에 규정할 수 없는 것도 있다. 그런데 한 발 떨어져 그 사람에 대해 라벨링 하지 않고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신경 써서 보는 것 같다. 규정할 수 없는 영역이 많아질 수록 자세히 볼 수 있는 것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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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회의 다면적인 모습을 그리는 만큼 조심스럽게 다가갔다지만, 사실 초반에는 '사상검증'이라는 다소 센 프로그램 제목이나, 짧은 시간 내 보여줘야 하는 예고편 등으로 오해를 사기도 했다. 권 PD는 "워낙 예민한 사안을 다루는 프로그램이고, 저도 연출자로 가진 사회 정치적인 생각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프로그램에 강하게 반영되지 않아야 한다는 고민이 있었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람들의 의견 속에서 한 쪽으로 치우 지지 않으려, 의견을 조율하고 교집하는 과정을 함께 그리려 했다. 그런데 예고편이나 사전에 공개된 내용으로는 이것을 다 알 수 없고, 미디어 시장의 경향이 그런 논쟁적인 사안들을 깊이 고찰하기 보다는, 노이즈를 최대한 뽑아 먹는다. 그리고 그게 또 잘 먹히는 구조다. 그러다 보니, 당시 여론에서도 이런 가치관의 문제를 가지고 논쟁만 만드는 프로그램이라고 보시더라. 처음에 우려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막상 본편이 공개된 이후에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깊이 볼 수 있는 콘텐츠'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방영 기간보다 종영 이후에 더 입소문을 타고 역주행하는가 하면, 오랜 기간 신규유료가입견인 1위도 차지한 바다. 임 CP는 "방영 중에는 압도적이라 말하기 어렵지만, 종영하기 일주일 전부터 소문이 나면서 반응이 올라오더라. OTT 플랫폼 특성상 원래는 방영이 끝나면 화제가 금방 죽는데 '더 커뮤니티'는 지금도 꾸준하게 순위권에 있다. 길게 살아있고 생명력이 긴 콘텐츠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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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CP도 "웨이브에서도 여러 도전을 했는데, 비주류 콘텐츠를 특히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여러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플랫폼이다 보니, 어떤 것을 어떻게 골라서 어떻게 노출시키냐도 고민 요소 중 하나다. 그런데 비주류라도 의미 있는 것들을 이어갈 수 있는 명분을 청룡 수상으로 제공해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 정말 이거보다 더한 게 있을까 싶다. 결실 같은 결실을 맺게 돼서 좋고, 다른 목표가 생길 수 있게 됐다. 한 챕터의 끝이라면, 다음 챕터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