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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세상을 떠난 아들을 용서하지 못한다는 배우 박규점의 사연이 '특종세상'에 공개됐다.
아들의 이야기가 나오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아내는 "아들이 먼저 하늘나라에 갔다. 남편이 아들 장례식장에도 안 갔다. 그 1년 되던 해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다. 남편이 납골당을 가지 않을까. 지금까지도 가보자 소리를 안 한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 2월 두 아이 중 둘째였던 아들은 서른 두 살이란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박규점은 "아직 용서가 안 된다. 당분간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전 어떻게든지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 마음에 아직 허락이 안 된다"며 "아들하고 좀 싸웠다. 아들이 그때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나는 어떻게 될지 몰라도 가족을 일단 살려야 되겠다는 오직 그 신념하에 남자가 됐든 여자가 됐든 남녀 고하를 막론하고 일거리가 생길 것 같으면 누구든지 만났다. 연기자들 에이전시라는 데가 있지 않나. 여자 사장들이 있는 데가 몇 군데가 있다. 그 사람들하고 통화하고 얘기하는데 얘는 그거를 잘못 생각을 한 거다. 내가 말한 걸 믿지를 않고 의심하니까 아니라는 걸 그 머릿속에 박혀 있으니까 대화가 안 됐다"고 말했따.
예상치 못한 아들의 오해로 시작된 부자의 갈등. 아들의 마음을 돌려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고 시간이 갈수록 감정의 골은 더 깊어져갔다. 몇 년간 이어진 갈등 끝에 결국 아들은 집을 나가버렸다고.
박규점은 "천륜이라고 하지 않나. 저한테 천륜을 저버리는 행동을 하고 나갔다. 차마 해결할 수 없을 정도의 그런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제 발로 들어오기 전에는 내가 안 본다고 그랬다. 그런데 그러고서 갑자기 아들의 친구들이 아내에게 연락이 온 게 연락이 안 된다고 해서 나중에 알아보니까 그 상황이 된 거다. 참 한심하면서도 마음속에 미치겠더라. 이놈의 자식 불효자식이라고 했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박규점은 "유서를 보니까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자기 좋은 집 갖고 집 사서 사는 게 자기 꿈이었는데 마음대로 안 됐다'는 내용이 있었다. 아들이 코인(가상화폐)로 돈을 벌어 집을 빨리 사려고 노력했는데 돈을 꽤 날렸다. 날린 것도 갖고 있는 돈만 날린 게 아니라 대출까지 받아 가면서 그걸 날렸다"라고 속상해했다.
당시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1억 원의 빚을 진 아들은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던 부모에게 차마 말하지 못한 채 홀로 무거운 짐을 지고 떠나버렸다.
그는 "아무리 그랬어도 제가 사실 알았으면 괘씸하더라도 쫓아가서 도와줄 텐데 몰랐으니까. 어떻게 보면 원인이 저다. 제가 사업 안 해서 망하지 않고 그랬으면 그러지 않았을 거다. 왜냐하면 부모를 잘 만났으면 사업에 실패하지 않고 (잘 나갔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부모를 잘못 만난 거 아니냐"라고 자책했다.
이어 "납골당에 갈 만한 그런 용기가 안 나더라. 참 매정한 아빠라고 다들 얘기를 해도 어쩔 수가 없다. 내 스스로가 초라하고 초라해지고 거기서 내가 울고불고 해봐야 좋을 거 없지 않나. 아예 안 나타나는 게 나을 것 같다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