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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히가시노 게이고의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기사입력 2024-07-2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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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모과의 SF 장편 '그린 레터'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호화 별장으로 여름휴가를 온 부유한 다섯 가족의 바비큐 파티가 있던 밤, 다섯 명이 살해되고 한 명이 다치는 사건이 벌어진다.

범인이 곧 자수하지만, 그는 사형당하고 싶어 무차별적인 살인을 했다고 자백할 뿐 하룻밤 사이에 그 많은 이들을 살해한 구체적인 방법은 함구한다.

범인이 이대로 진술을 거부한 채 사형을 당해버린다면, 진상은 영원히 알 수 없게 된다. 살아남은 자들은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모이고, 휴가 중이던 형사 가가 교이치로가 참석해 사람들이 저마다 감추고 있는 은밀한 사연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는 1986년작 '졸업'을 시작으로 38년째 이어지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 시리즈'의 열두 번째 작품이다.

교묘한 복선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결말까지 히가시노 게이고 표 정통 추리물의 특징들이 잘 어우러져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북다. 432쪽.

▲ 그린 레터 = 황모과 지음.

키우는 사람의 메시지를 잎맥에 새기는 식물 비티스디아는 희귀종 식물로 현재는 찾아보기도 힘들다. 얼음산국에 자생하던 마지막 개체들은 몇 년 전 덮친 열파 쓰나미로 멸종해버렸고, 잎사귀에 마음을 새겨 건넸다는 쿠진족의 풍습마저 미신으로 치부되며 세상에서 사라졌다.

이륀의 손에 남겨진 잎새는 증조할아버지 푸룬이 키운 나무에서 씨앗을 얻어 키운 것으로 세상에 남은 마지막 비티스디아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잎새의 의미를 해독해줄 열쇠를 주겠다고 제안하는 메일 한 통이 도착한다.

황모과의 '그린 레터'는 얼음산국의 연구원인 주인공 이륀이 신비로운 식물 비티스디아의 잎에 새겨진 메시지를 해독하며 자기 뿌리를 찾아간다는 내용의 장편소설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쿠진족은 언어와 문화를 가졌지만 국가는 없는 민족이다. 이들은 고향에서 살지 못하고 낯선 곳으로 쫓겨 다니며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멸시받다가 '비티스디아'의 잎사귀를 통해 비로소 고유의 언어를 갖게 된다.

SF와 역사적 상상력을 결합해 독특한 작품 세계를 일궈가고 있는 황모과 작가의 문학적 개성이 돋보인다.

다산북스. 268쪽.

yongla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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