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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백과사전 'Pedia A-Z' 출간
하지만 대가 없는 즐거움은 없는 법이다. 적은 양이라면 바보짓으로 끝날 테지만, 많이 마실 경우에는 호흡곤란, 의식 상실, 심지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만성적으로 섭취하면 뇌의 크기가 줄고, 뇌실(뇌척수액으로 채워진 뇌 안의 빈 곳)이 커지며, 비타민 B1(티아민) 결핍이 생길 수 있다. 티아민 부족은 기억 손상, 착란, 동작 장애를 촉발한다.
술은 자신에게만 해(害)를 끼치는 건 아니다. 자녀에게도 그 피해가 대물림될 수 있다. 특히 임신한 예비 엄마가 태아 발달기에 알코올에 노출되면 아기는 '태아 알코올 증후군'에 걸릴 수 있다고 미국 신경과학자 에릭 H.처들러는 강조한다.
그는 신간 '뇌'에서 "알코올은 지용성 분자라서 발달 중인 태아에게 공급되는 엄마의 혈액을 통해 쉽게 태반으로 이동한다"며 "태아가 알코올에 노출되면 신체와 인지 발달에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이 영향은 평생 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에 따르면 알코올에 노출된 태아는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가장 큰 통로인 뇌들보가 손상될 수 있고, 기저핵의 크기가 작아질 수 있으며 소뇌, 해마, 대뇌피질에 이상이 올 수 있다.
또한 태아 알코올 증후군을 지닌 채 태어나는 아이는 작은 머리, 협응력(協應力) 저조, 활동 과다 같은 특징이 나타날 수 있으며 눈구멍이 좁거나 입술이 유난히 얇고, 인중이 제대로 생기지 않는 등 이목구비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있다.
저자는 "맥주든 와인이든 증류주든, 섭취한 술의 종류가 무엇이든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는 차이가 없다"며 "어느 정도까지의 알코올 섭취가 발달하는 태아에게 안전한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고 말한다.
이런 내용을 담은 책 '뇌'가 자연과학 백과사전 'Pedia(피디아) A-Z' 시리즈의 한 권으로 출간됐다. 이와 함께 캐럴 그레이시가 쓴 '꽃', 조안 말루프의 '나무', 로렌스 밀먼의 '버섯'도 함께 나왔다. '피디아 A-Z'는 자연 세계의 다양한 경이를 조명한 백과사전 시리즈다.
출판사 한길사는 "프린스턴대 출판부에서 나온 피디아 시리즈는 미국에서 지금까지 11권이 나왔다"며 "이번에 1차분으로 4권을 출간하고, 나머지는 순차적으로 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뇌 = 256쪽. 정지인 옮김.
▲ 꽃 = 300쪽. 김아림 옮김.
▲ 버섯 = 336쪽. 김은영 옮김.
▲ 나무 = 224쪽. 조은영 옮김.
buff27@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