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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박보검이 '루리 보검'의 삶에 완벽히 녹아들었다.
다음 날 박보검은 마켓에서 4개에 4유로(1개 약 1500원)인 오렌지를 구매했다가 마켓과 가격 차이가 나는 청과물 시장을 발견했다. 청과물 시장에서는 10개에 2유로(1개 약 300원)였던 것. 박보검은 '이게 내 돈도 아니고'라는 생각에 곧장 환불하고 저렴한 오렌지를 구매한 뒤 잔뜩 신이 난 모습을 보였다. 박명수는 자신과 사뭇 다른 그림에 "얘 일은 언제 하냐"라고 역정(?)을 내 폭소를 안겼다. 박보검은 "루아이드리씨의 '할 일 목록'에 시간이 다 정해져 있어서 남는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알고 보니 친구들과 약속된 일정이 있었던 것.
초면인 친구들은 박보검을 어색해하지 않고 놀라울 만큼 자연스럽게 상황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데프콘과 다비치까지도 "'서프라이즈' 아니냐"라며 재연배우 가능성을 의심했을 정도. 박보검은 친구들을 통해 자신에 대한 정보의 조각을 맞춰갔고, 자신이 45살 '램파츠' 합창단 단장에 '루리'로 불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 놀라운 건 아일랜드 최대 기념일이자 전 세계인의 축제인 성 패트릭 데이에 버스킹 공연이 예정돼 있다는 사실이었다.
박보검은 "대학교 졸업 공연으로 뮤지컬을 올리는데 당시 뮤지컬 음악 감독을 맡았었다. 듣는 귀가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루리' 박보검의 디테일한 피드백이 가져온 변화는 놀라웠다. 램파츠는 단장 루리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아름다운 아카펠라 화음을 보여줬다. 이어 루리의 솔로곡 'Falling Slowly'까지 소화하던 박보검은 음악이 주는 힘에 감동해 끝내 울컥한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박보검은 "마음이 경건해졌다. 공간이 주는 울림이 컸다. 노래 멜로디와 화음이 아름다웠는데 나는 여기서 다른 사람의 삶을 살게 됐다. 타인의 삶을 잘하고 싶은데 이들이 잘하라는 눈빛 보내며 아름답게 노래를 불러주시니 울컥했다"고 눈물의 의미를 밝혔다.
이날 첫 방송된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은 타국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박보검의 여정을 보여주며 몰입을 안겼다. 한 편의 청춘 영화를 관람하는 느낌을 선사했다. 가족, 친구, 직장 등 삶의 다양한 부분에서 깊은 관계성을 그대로 가져온 제작진의 디테일이 감탄을 자아내기도. 박보검의 수준급 영어 실력과 음악적 재능이 빛났고 이를 본 강민경은 박보검을 향해 "루리 입덕 1일 차"라고 말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