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31일 서울 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질문에 답하는 민희진 대표의 모습.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5.31/
[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뉴진스를 위해 하이브와 타협을 마련하고 싶다"며 하이브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취재진을 만나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기자회견을 시작하자마자 울먹이며 자신을 응원해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민 대표는 "승소를 하고 인사 드리게 되서 가벼운 마음이다. 오늘 기자회견을 연 이유는 일단 저희의 상황,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어서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31일 서울 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질문에 답하는 민희진 대표의 모습.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5.31/
이어 "앞선 기자회견을 하고 한달이 넘은것 같은데, 그 기간이 저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며 "감사한 분들이 많아서 인사를 드리고 싶다. 생면부지의 사람인 저를 지지하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저에게 큰 힘이 됐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다. 그분들 덕분에 제가 이상한 선택을 안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버니즈(뉴진스 팬클럽명) 분들이 DM으로 연락을 많이 주셨는데 여러분들 덕분에 제가 극복할 수 있었다. 일이 잘 풀리고 정리가 잘 되면 제가 어떤 방식으로든 꼭 이분들에게 보은을 할 생각이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31일 서울 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질문에 답하며 눈물을 닦는 민희진 대표의 모습.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5.31/
그러면서도 "물론 감정적으로 어필하려는건 절대 아니다. 좋은 일도 있지만 사실은 아직도 넘어야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 해결해야할 숙제가 많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민 대표는 "누명을 벗었기 때문에 많이 홀가분한건 있다. 큰 짐을 내려났다는 생각이 든다. 직위에 대한 욕심, 돈에 대한 욕심 자체는 이 분쟁의 요인은 아니다"면서 "저는 뉴진스라는 팀으로 제가 이루고 싶었던 비전을 이루고 싶다. 돈이랑 바꾸라면 바꿀 수도 있다. 제가 해임이될 요건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 비전이 꺾인다고 생각하면 굉장한 고통이다"라고 털어놨다. 또 "경제적으로도, 주주분들에게도 큰 피해라고 생각한다. 6월에 도쿄돔 공연을 준비하고 있고, 내년에 월드투어도 준비하고 있다. 월드투어를 하려면 트랙리스트 확보를 해야해서 음반을 연말에 또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 계획들이 한달여간의 분쟁으로 혼란스러워졌다"고 토로했다.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질문에 답하는 민희진 대표의 모습.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5.31/
그러면서 민 대표는 "이런 기회와 가치를 과연 날려야하는 건가 싶다. 나의 확실한 목표는 뉴진스와 했던 많은 계획들을 성실하고 문제 없이 잘 이행하고 싶다는 것이다. 하이브에서도 제 얘기를 들을텐데, 그 어떤 타협점이 잘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누구를 위한 분쟁인건지, 뭘 얻기 위한 분쟁인건지 잘 모르겠다. 법적으로도 어도어에 대한 배임이 아니라고 한 상황에서, 앞으로는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지 건설적으로 논의가 되야한다고 생각한다. 감정적인 부분은 내려놓고 모두의 이익을 위해서 다시 한번 판이 바뀌어야할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그게 경영자 마인드이고, 인간적으로 맞는 도리"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어진 기자들 질의응답 시간에서도 민 대표는 하이브 측에 화해를 제안하는거라고 밝혔다. 민 대표는 "제 입장에서는 제가 싸움을 일으킨게 아니다"면서도 "대표로서 계속 일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주주들과 하이브 측에 제안을 하고 피력을 하고싶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뉴진스랑 같이 하기로 한 저의 플랜을 계속 가져갔으면 좋겠다. 그게 누구에게도 손해가 아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자고 제안을 드리는거다. 모두를 위한 챕터로 넘어가야할 것 같다"고 하이브 측에 화해 의사를 지안했다.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31일 서울 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질문에 답하는 민희진 대표의 모습.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5.31/
또 이날 민희진은 재판부의 판결문에 등장한 '배신은 했지만, 배임은 아니다'라는 표현에 대해 "난 이 싸움이 말장난이 되는 것이 싫었다. 판결문을 잘 읽어보면 그 워딩이 중요한 워딩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신의가 깨진 것이 배신인데, 배신은 한 사람으로 인해 깨질 수 없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는 친목을 위해 다니는 집단이 아니고 경영인은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생각한다. 이 기간 내 어느 정도 수익을 냈고 회사에 어떤 이익을 줬느냐가 배신감의 척도가 되야하지 않을까"면서 "타 보이밴드가 5년 혹은 7년 만에 낼 성과를 나는 2년 만에 냈다. 그런 성과를 낸 자회사 사장에게 배신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느냐"고 강조했다.
한편 법원은 전날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고, 이에 따라 민 대표는 해임 위기에서 벗어났다. 재판부는 민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이 "'배신적 행위'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 행위가 된다고 하기에는 어렵다"고 봤다.
이번 결정으로 민 대표는 이날 임시주주총회에서 유임됐으나,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는 민 대표 측 사내이사인 신모 부대표와 김모 이사를 해임하고, 자사 내부 임원인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새 사내이사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