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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이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했다.
이선균은 10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 향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뒤 꾸준히 무죄를 주장해왔다. 그는 유흥업소 실장 A씨가 건넨 약이 마약이 아닌 수면제인 줄 알고 복용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으며, 간이시약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도 모두 음성판정이 나오면서 불송치 가능성도 제기됐다. 마약 투약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무혐의 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 특히 3차 소환 조사를 마친 뒤에는 A씨의 진술을 제외하면 마약 혐의와 관련된 증거가 전무하므로 진실을 가리기 위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억울함을 피력했던 만큼, 이선균이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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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A씨는 "이선균이 빨대로 케타민 가루를 흡입하는 걸 봤다. 케타민 얘기를 꺼냈더니 궁금해해서 구해줬더니 투약했다"며 5차례에 걸친 투약 날짜와 장소까지 특정했다.
이선균은 그동안 A씨에게 속아 약물을 투약하게 됐다고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해왔다. 하지만 A씨의 진술은 이제까지 이선균이 주장했던 내용을 뒤집을 수 있는 패였다. 실제 경찰도 '마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더라도 구체적인 진술 등의 증거기 있으면 혐의를 입증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던 바 있다. 여기에 경찰이 이선균과 A씨가 나눈 마약류 투약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 A씨가 누군가로부터 협박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유한 카톡 대화 내용 등을 확보하면서 검찰 송치 가능성이 높아지자 심적 부담을 느낀 나머지 극단적 선택을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또 사생활과 치부가 지나치게 공개된 것에 대한 수치심도 한 몫 했을 것이란 의견이다. 이선균이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겨드랑이 털까지 제출했다는 등의 수사 정보가 가감없이 공개됐고, 이선균이 A씨에게 "나도 너 되게 좋아해. 그거 알아?"라고 한 통화 내용까지 노출되면서 불륜 의혹도 일었다. 이선균은 A씨에게 협박, 공갈 등을 당해 3억 5000만원을 갈취 당했다며 고소장까지 제출했지만 주장에 신뢰성을 잃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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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생인 이선균은 1999년 비쥬 '괜찮아'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데뷔, '하얀거탑' '커피프린스 1호점'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었다. 특히 '파스타'에서는 공효진과 호흡을 맞추며 '봉골레 하나' 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킬 정도로 신드롬을 몰고왔다. 이후로도 '나의 아저씨' '법쩐', '화차' '끝까지 간다' '기생충' 등에서 명연기를 펼치며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았다.
이선균은 2009년 5월 23일 전혜진과 결혼, 슬하에 2남을 뒀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