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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이응복 감독 "'한국형'이라는 말, 저예산 강조 아니었으면..韓 감성에 중점 뒀다"('스위트홈2')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3-12-05 12:58 | 최종수정 2023-12-06 07:18


[SC인터뷰] 이응복 감독 "'한국형'이라는 말, 저예산 강조 아니었으면…
'스위트홈2' 이응복 감독 인터뷰. 사진=넷플릭스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가 지난 1일 공개 됐다. '스위트홈' 시즌2는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현수와 그린홈의 생존자들 그리고 또 다른 존재의 등장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들까지 새로운 욕망과 사건,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태양의 후예' '미스터 션샤인'의 이응복 감독이 이번에도 연출을 맡아 그 어느때보다 기대감이 높다. 한국형 크리처물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전 시즌때문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축구에 비교해서 크리처물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크리처물이나 아포칼립스물은 미국에서는 몇 십 년동안 해온 장르라 비교적 편안하지만 한국에서는 처음 시작하는 것이다. 아직 인조잔디에서 축구하는 시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 잔디가 깔리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여러분들의 응원이 필요하다."

시즌2와 시즌3는 함께 제작됐다. 이미 시즌3는 내년 여름 공개가 예정된 상황. 이 감독은 "시즌1 이후로 3년이 걸렸다. 한국에는 아포칼립스를 소화할만한 세트장이 없어서 로케이션에 어려움을 겪었다. 주어진 예산에서 합리적으로 집행하는 것에 고민도 많았다. 또 시즌 2와 시즌3를 함께 촬영하면서 1년이 걸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태양의 후예'나 '미스터 션샤인'을 하면서 대형 세트를 많이 지어봤다. 해외에서 촬영하면 좋지만 예산이 허락되지 않는다. 내가 세트를 만드는 기준은 효율적인 후반작업이 용이한가, 배우들이 온전하게 연기할 수 있나 하는 것들이다.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봤고 폐교에서도 촬영하고 문경시에서도 협조를 많이 해줬다."

시즌2에서는 현수(송강) 캐릭터의 비중이 적어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감독은 "현수는 자신의 선한 의지로 인해 더 큰 능력을 발견하는 캐릭터다. 메시아적인 존재, 괴물이면서 영웅적인 존재라 외롭게 만들고 싶었다. 시즌3에서는 완벽한 활약을 하면서 어떻게 인간을 구원할 수 있나, 인간애를 발휘할 수 있나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코로나 펜데믹을 겪으면서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사람들에 감동 받았다. 펜데믹에 활약하신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을 생각하면서 시즌2를 만들었다. 그걸 가장 효율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 캐릭터가 군인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까지 군인정신을 지키고 타인을 위해 지키는 사람을 만들고 싶었다. 극중 수호대가 끝까지 자기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SC인터뷰] 이응복 감독 "'한국형'이라는 말, 저예산 강조 아니었으면…
'스위트홈2' 이응복 감독 인터뷰. 사진=넷플릭스
한국에서 크리처물, 아포칼립스물은 도전에 가깝다. "2011년 '드림하이'라는 드라마를 할 때는 내가 소녀시대를 몰랐다. 첫 단추를 그렇게 꿰다보니 모르는 장르를 해보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을 알았다면 달려들지 않았을텐데(웃음) 하면서 배우는게 내가 드라마를 만드는 기쁨이다."


시즌2에서는 송강과 이진욱의 노출신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들은 사람이 아닌 동물로 표현하고 싶었다. 과거에도 세계사에 보면 그런 일들이 있었다. 그런 실험을 자행하는 모습을 최소한으로 보여주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배우들이 '무조건 하겠습니다'라고 하면서 지지해주고 따라줘서 감동적이었다. 필요한 부분만 짧게 넣었는데 이렇게 화제가 될지는 몰랐다."

CG와 함께하는 배우들의 연기도 눈여겨볼 점이다. 이 감독은 "이런 장르는 사실 배우들이 연기를 하면서 오그라들 수 있다. 하지만 송강은 부끄럽다기보다는 진지하고 성실하게 임해줬다. 우리 배우들이 이런 장르를 확장시키는데 엄청난 공헌을 한 배우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끝으로 그는 '한국형'이라는 단어에 방점을 찍었다. "한국에서도 크리처물, 재난물, 아포칼립스물이 많이 시도되고 있다. 어찌됐든 시도 만으로 박수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형'이라는 말에 저예산을 강조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 보다는 '뉘앙스'가 돼야 한다. 예산 때문이 아니라 한국인의 감성에 중심을 둬야한다는 것이다. '스위트홈'시즌2에서 중점적으로 넣었던 것도 펜데믹에서 헌신적인 노력에 대한 찬사 등 한국적인 정신 같은 부분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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