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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중등도 지적장애를 가진 스무 살 백지원 군의 실종사건을 다뤘고 순간 최고 시청률 3.7%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12일, 백 군과 연락이 안 되던 가족이 경찰에 처음 실종 신고를 했을 때, 백 군은 서울의 모텔에서 지인 최재훈(가명) 씨와 함께 머물고 있던 게 확인된 바 있다. 그런데 취재 결과, 최 씨 또한 대출사기 및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돼 수배돼있던 인물이었다. 첫 번째 실종신고 후 백 군은 가족이나 경찰과 더 이상 연락이 되지 않았고, 함께 있던 최 씨도 번호를 바꾸고 사라져 실종이 장기화되었다.
대출사기와 연관된 최 씨를 꼭 찾아야 했던 이유는, 올해 초부터 백 군의 집으로 날아든 고지서 때문이기도 했다. 실종된 백 군 명의로 전세자금 1억 원이 대출되었는데, 이자 160만 원이 연체되었다는 독촉장과 함께 통신요금 500여만 원과 휴대전화기 3대 할부금 연체 고지서까지 총 1억1천만 원에 달하는 채무가 발생했다. 지적장애를 가진 백 군이 스스로 전세대출 등을 받았을 리 없기에, 누군가 백 군을 납치하거나 범죄에 이용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되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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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이 경찰서로 찾아갔을 때, 백 군은 실종 1년여 만에 살이 많이 빠지고 수척해지긴 했지만 다행히 건강상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최 씨가 밥을 차려주긴 했지만 하루 한 끼 정도였다고 하고, 휴대전화가 없는 채로 원룸 안에서 최 씨로부터 감시를 받았다고 털어놓은 백 군. 자신의 명의로 전세자금 대출이 이루어진 사실이나, 휴대전화가 여러 대 개통된 것도 모르고 있었다. 아직 수사 중이지만, 최 씨 또한 누군가의 지시로 백 군을 감시해왔던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최 씨는 현재 전세대출 사기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돼 수사를 받게 됐다.
가족들은 백 군이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게 해준 경찰과 제작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적장애인인 백 군을 이용해 전세대출 사기를 일으킨 가해자들에 대한 수사결과를 주시하고, 계속해서 그들의 실체를 파헤쳐나갈 것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