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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양말이 웬수였다.
이날 방시혁은 "그때 미국에 둘이 놀러 갔다가 간 김에 LA에서 (박진영이) '우리 왠지 될 거 같다'고 해서 저도 동조했다. 그땐 '한국에서 이룰 건 다 이뤘다'고 생각했다"고 2003년 당시를 떠올렸다.
이들의 호기로운 미국행은 시작부터 가시밭길이었다. 회사 주주들의 반대로 현지 생활을 사비로 다 해결해야 했던 것. 박진영은 "1년간 사비를 써서 성공하면 회사 자산을 쓰게 해준다고 했다. (그런데) 둘 다 돈 한 푼 없이 가서, 아는 형이 방 한 칸을 내줬다. 신혼집에 한 달만 있겠다고 하고 4개월을 있었다. 차고에 악기를 세팅하고 노래를 만들었다. 둘이 한 방을 썼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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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진영은 "저는 막 저지르는 타입이고 시혁이는 다 챙기는 스타일이었다. 저는 갑자기 양말로 화를 내니까 '이 자식이!' 했다"며 "(그 사건으로) 시혁이가 가출해서 나갔다. 누워있는데, 밤에 잠깐 들어왔다. 조용히 들어와서 자다가 귀국하더라"고 부연했다.
"양말 사건이 없었다면 K-POP(케이팝)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떤 방시혁은 "저는 형이 미국에 있겠다고 해서 같이 남은 거지, 사실 고민이 얕았다. 제 결심이 약해서 돌아왔다. 그런데 형은 심지가 있어서 남았고, 뒤 세대에게 (미국 진출) 길을 열어 준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