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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장미란이 15년 간 역도 길을 걸어온 다이내믹한 인생 이야기를 털어놨다.
어느 덧 은퇴한 지 10년. 장미란은 "초등학교 때부터 먹는 걸 좋아하니까 살이 쪘다. 중학교 때 아버지 지인인 역도 감독님이 저를 보시고 '어우~'만 3번 하셨던 거 같다"면서 "한번만 가보라고 해서 역도장을 갔는데 어떤 남자 선수가 '진짜 크다'고 하셔서 너무 속상해서 돌아왔다"고 떠올렸다.
그는 "겨울방학 때 부모님이 또 권하셨다. 바가 15kg인데 하나도 안 무겁더라. 언니들이 '잘한다'고 하고 기록도 쑥쑥 늘더라. 역도가 기록 경기니까 재미있더라"며 역도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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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장미란. 당시 시상대 위에서 손을 흔든 장미란. 그는 "손에 피물집이 잡혔는데 시합하다가 터졌다. 피가 범벅이 됐다. 언니들이 사진을 찍어줘서 손을 흔들었다. 큰 상처는 아니었는데 한국에서 난리가 났다"면서 "저보다 안타까워해주시고 더 많이 응원해주셨던 거 같다"고 했다. 이어 하루 연습량에 대해 장미란은 "아주 많이 했을 때는 50000kg? 보통 했을 때는 2-30000kg 했던 거 같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획득한 장미란. 그는 "'금메달 따서 좋다'는 마음보다 '내가 해야 될 일을 했구나'는 안도, 안심"이라면서 "세계 1등이 된 거 아니냐. 스스로도 영광스러웠고 역도를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있으면 뭔가를 해야 되겠구나' 생각을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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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조세호는 "흔히들 '3대500 친다'고 하시는데"라며 장미란에게 물었다. 이에 장미란은 "데드리프트 245kg, 밀리터리프레스 105kg, 스쿼트 275kg"이라고 말해 유재석과 조세호를 놀라게 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4위를 하며 3회 연속 메달에 실패했다. 장미란은 "유일하게 준비하면서 몸이 아팠었던 대회인 것 같다"고 떠올렸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부터 다운됐다는 장미란은 "자다가도 일어나서 하던 무게를 그때는 못했다. 준비하면서 몸과 마음이 어려웠던 대회였다"면서 "처음에는 이해가 안됐다. 그때까지도 답을 얻지 못했는데 시간이 지나서 '몸을 많이 썼구나.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거기까지 구나. 몸이 나한테 더 이상은 안된다는 사인을 준거구나'"라고 했다.
장미란은 "그래도 '3등은 하겠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마지막 시기를 성공하면 동메달 못하면 4등이었다"면서 "마지막 시기를 할 줄 알았는데 못했다. 그냥 떨어뜨리는데 웃음이 나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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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올림픽이 끝나고 장미란은 눈물을 흘렸다. 4년 뒤, 장미란은 동메달을 획득했던 선수가 도핑에 적발되면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장미란은 "간절하던 동메달을 받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선수들이 약물에 노출된 상황이 아쉽더라. 또 당시 정정당당하게 했던 선수들이 영광의 자리에 서지 못한 게 아쉬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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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사를 보고 연락을 주셔서 같이 점심을 먹게 됐다. 너무 맛있는 식사를 사주셨고 천국의 계단 목걸이, 화장품 등 선물을 주셨다. 택시까지 잡아주셨다"면서 "4년 뒤, 베이징 올림픽 끝나고 매니저분한테 연락이 왔다. 명품 지갑과 행운의 돈, 손 편지를 써서 보내주셨다. 고마운 마음만 갖고 있었는데 4년 뒤 런던 올림픽 후에도 명품지갑, 행운의 돈, 손 편지까지 보내주셨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anjee8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