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수 현아가 파격 변신을 감행했다.
무대에 올라간 현아는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존재가 된다. 일찍이 그에겐 야생마라는 별명도 있었다. 무대 위에서 현아는 "무대에 깊게 몰입해 다치는 것도 두렵지 않고, 아픈 것도 느껴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한다. "또다른 제가 연기를 하고 있는 느낌이죠. 홀로 독백을 하다가 댄스팀이 올라오면 앙상블 연기가 돼요. 그래서 저는 연기에 갈증이 없나봐요." 하지만, 타고났다는 말에 노력이 가려지는 건 원치 않는다. "웬만해선 만족을 못하는 성격이라 연습시간이 길어요. 모니터링도 꼼꼼히 해요. 어릴 땐 뭣 모르고 죽어라 열심히 했지만 지금은 뭘 알면서 열심히 하죠. 그 무대에서의 3분 남짓의 시간을 위해 약 백 명이 다같이 준비하는 거니까, 책임감을 확실히 가져야 해요. 타고났다는 말, 기분 좋긴 해요. 제가 그런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걸 잘 숨긴 거잖아요."(웃음)
긴 팬데믹이 끝나가며, 축제 무대 위에서 관객을 만난 현아는 여느 때보다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음악 방송에선 간혹 제가 돌발 행동을 하긴 하지만(웃음) 갱대로 하는 느낌이 강해요. 하지만 축제에 가면 교감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아요. 노래를 부르고, 마이크를 관객에게 건네고, 함께 노래하고 춤 출 때, 가슴으로 오는 묵직한 뭉클함이 있죠. 요즘 대학교 축제를 정말 많이 하고 있거든요. 무대에 설 때마다 '아! 이게 내가 정말 그리워했던 거구나' 느끼고 참았던 눈물도 많이 흘렸어요."
세간의 오해와 다르게, 현아에겐 타인에게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조차 조심스럽고 서투른 면모가 있다고. "옆에서 식구들이 "이제부터는 내 마음을 얘기하는 걸 연습해보자"라고 해줘서 올해부터는 좀 연습을 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여기서 그가 말하는 식구들이란, 고등학생 때부터 현아와 동고동락해온 스태프. 회사가 바뀌어도 그와 늘 함께 한 헤어,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다. "식구보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하고 함께 희로애락을 나누는… 그야말로 식구죠. 혼자 있으면 너무 작은 저를 항상 굳건하게 지켜줘서 고마워요. 한 번도 안 바뀐 거 보면 저 꽤 의리 있죠?"(웃음)
데뷔 16주년, 현아는 "좋고 싫고 기쁘고 슬프고는 내가 만드는 것"이라며 "좋은 일도 있으면 슬픈 일도 있는 게 인생사라는 걸 받아들여야 해요"라고 성숙하게 말했다. "한 곡이 히트하면, 그 다음 곡도 히트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부담이 있거든요. 한번 잘 되면 한번은 안 되고, 한번 잘 안 되면 또 한 번 잘될 거라고 생각해야 해요. 그렇게 저 자신을 지키죠. 그래야 제 식구들도, 제 팬들도 무너지지 않을 테고요."
데뷔 16주년을 맞은 현아가 데뷔 무렵 15세 현아에게 한 마디 해준다면? 현아는 "밥 잘 먹으라고 하고 싶다"며 웃으며, 후배 아이돌 뉴진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저 요새 뉴진스 분들 정말 애정을 가지고 보고 있거든요. '밥 잘 먹고 있나!' 하는 마음으로.(웃음) 크롭톱 입는다고 밥 못 먹진 않을까, 눈 붙일 시간도 없어서 잠도 못 자지 않을까, 저 어릴 때도 많이 생각나고 걱정도 되고 그래요. 뉴진스 여러분, 한식 잘 챙겨 먹고, 비타민 꼭 먹어요. 그리고 누군가 마음 편히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여러분 곁에 한 사람은 꼭 있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현아는 항상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추구한다는 가치관에 대해 말했다. "새로운 건 제게 'FUN'이에요. 정해진 답이 없으니까요. 저는 늘 개구쟁이처럼 도전하고 모험하고 싶어요. 새로운 것만큼 흥미로운 게 없으니까요."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