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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마트에서 산 3만원짜리 도끼도 명품으로 만드는 일타 킬러의 등판이다. 역시는 역시. 전도연이 세상에서 가장 쿨하고 멋있는, 게다가 유머까지 겸비한 완벽한 일타 킬러로 다시 한번 파격 변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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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살인에 최적화된 최종병기의 모습만이 매력적인 길복순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전도연은 '일타 스캔들'과 비슷하지만 또 결이 다른 싱글맘의 고민을 밀도 깊게 그려 눈길을 끈다. 청부살인업계의 탑티어 회사 MK. ENT 소속 최고의 A급 킬러로 후배 킬러들의 롤모델이 된 길복순이지만 집에서는 사춘기 딸 길재영(김시아)의 속을 알 수 없는 막막한 고슴도치 맘을 완벽히 소화했다. 전도연은 최상의 직업 만족도를 가진 '워킹 킬러'라는 자리와 녹록하지 않은 '엄마의 삶'에서 오는 괴리와 한계를 느끼며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 딸을 위한 '은퇴'를 고민하는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는 워킹맘의 딜레마를 그리며 시청자의 공감을 자아냈다. '일타 스캔들'이 순한 맛 싱글맘이었다면 '길복순'은 마라맛 싱글맘으로 변주를 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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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길복순'은 충무로 탑티어 배우들로 구성된 먹을 것 가득한 소문난 잔치였다. 전도연과 설경구는 말할 것도 없고 차민규의 동생이자 MK ENT.의 이사인 차민희를 맡은 이솜부터 길복순의 딸 길재영으로 또 한 번 명품 연기를 선보인 아역 김시아, 길복순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후배 한희성으로 등장하는 구교환까지 살아 날뛰는 캐릭터로 보는 맛을 더한다. 게다가 입이 떡 벌어지는 초특급 특별 출연까지 더하며 산해진미 가득한 진수성찬 그 자체로 완벽한 상차림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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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밀양'(07, 이창동 감독)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칸의 여왕'이 되고 한동안 부침을 겪기도 했던 전도연은 언제 그랬냐는 듯 '일타 스캔들' '길복순'으로 다시 한번 인생 최고의 커리어를 썼다. '제3의 전성기'를 만끽하고 있는 독보적인 '퀸' 전도연. 전도연에, 전도연에 의한, 전도연을 위한 '길복순'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길복순'은 오는 3월 3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