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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들의 양극화된 2022년 실적, '결론은 신작의 힘'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23-02-19 15:10 | 최종수정 2023-02-20 06:00


'결국 결론은 신작.'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2022년 성적표 공개가 이어지고 있다. 2년간 영향을 미쳤던 코로나19 팬데믹 수혜라는 외부 변수가 거의 사라진 지난해는 게임사들의 진짜 실력을 겨루는 경쟁이 펼쳐졌다.

팬데믹 여파로 지체된 개발 일정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역시 유저들은 새로운 작품을 접하기 힘들었다. 이런 와중에도 신작을 출시하거나, 혹은 여전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라이브 게임을 보유한 게임사들의 실적이 그렇지 못한 회사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결국 매출을 지탱하는 원동력인 신작 출시 그리고 상대적으로 짧은 모바일게임의 라이프 사이클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크로스플레이나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의 적극적인 확장, 여기에 확률형 아이템의 의무적 정보 공개에 따른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등 여러 도전적인 과제를 극복해야 성공적인 2023년을 보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게임사들의 양극화된 2022년 실적, '결론은 신작의 힘'
넥슨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게임사들의 양극화된 2022년 실적, '결론은 신작의 힘'
엔씨소프트의 'TL'

게임사들의 양극화된 2022년 실적, '결론은 신작의 힘'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


역시 신작의 저력

국내 게임사 중 시가총액 1위인 넥슨이 지난해 2년만에 다시 연매출 3조원을 넘고, 1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은 단연 신작 출시 덕분이다.

넥슨은 지난 2021년에 이어 역대 두번째이자 최대인 매출 3537억엔(약 3조 3946억원), 영업이익 1037억엔(약 9952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도 대비 엔화 기준으로 각각 29%와 13% 증가한 수치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HIT2' 등의 신작으로 모바일 매출은 전년 대비 41% 증가했으며 중국에서의 '던전앤파이터' 매출의 반등, 여기에 2022년 카타르월드컵 등과 맞물린 'FIFA 온라인 4'의 역대급 실적 등 '신구 조화'가 시너지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은 3월 정규 시즌을 본격 오픈하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시작으로 '프라시아 전기', '퍼스트 디센던트', '마비노기 모바일' 등 기존 혹은 신규 IP를 적절하게 섞은 신작 출시로 3조원대 매출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엔씨소프트 역시 '리니지W'라는 '리니지M' 시리즈의 완결판 출시를 발판으로 2조 5718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매출액을 올렸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5590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으나 8000억원대를 기록한 지난 2020년 실적에는 미치지 못하며 '리니지' IP에 대한 한계를 드러냈다. 다만 '리니지W'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작품이라 아시아와 북미 및 유럽 매출 등이 크게 증가, 해외와 로열티 매출이 전년 대비 29%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37%를 차지한 것은 나름 고무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블레이드&소울' 이후 무려 11년만에 완전히 새로운 IP라 할 수 있는 '쓰론 앤 리버티'(TL)를 올 상반기 출시하고, 난투형 대전액션, 수집형 RPG,퍼즐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신규 IP를 연내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만이 3조원대 매출에 도달할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2년 연속 캐시카우 역할을 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 덕에 매출 1조 14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영업이익 1777억원으로 역시 59% 증가했다. 지난 2021년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무려 104%로 연매출 1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던 카카오게임즈로선 2년 연속 1조원 돌파라는 성과보다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등의 신작이 매출 유지에는 도움을 줬지만 큰 폭의 도약까지는 이끌지 못한 아쉬움이 더 큰 상황이다. 특히 4분기 실적 감소세가 뚜렷한 것은 위기라 할 수 있다. 지난 1월 출시한 '에버소울'을 비롯해 1분기 공개 예정인 '아키에이지 워'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으로 다시 상승세로 전환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1조 8540억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근소한 감소세였지만, 영업이익은 7516억원으로 16% 증가하며 그나마 선방을 했다. 다만 매출 정체에 영업이익만 증가하는 양상은 기존 IP에 대부분 의존하는 구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치라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12월 출시했지만 기대 이하의 성과를 보이고 있는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부진이 뼈아프다. 그래도 PC와 콘솔 부문의 매출이 전체의 31%를 차지하며 대폭 성장한 것은 회사의 개발 방향성과 일치하기에 나름의 성과라 할 수 있다.


게임사들의 양극화된 2022년 실적, '결론은 신작의 힘'
넷마블의 '모두의마블 : 메타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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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의 '제노니아'

게임사들의 양극화된 2022년 실적, '결론은 신작의 힘'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
돌파구를 찾겠다

펄어비스는 2년 연속 역성장, 그리고 넷마블과 위메이드, 컴투스는 견조한 매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사업 등 신사업 투자 영향으로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며 뒷걸음질 쳤다.

펄어비스는 매출 3860억원, 영업이익 16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4%, 6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판호를 받으며 지난해 4월 현지 출시한 '검은사막 모바일'이 큰 기대를 모았지만, 국내에 비해 4년이나 늦게 선보인데다 그동안 중국 자체 게임들의 수준과 인기가 올라가면서 이렇다 할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영향으로 영업이익 적자를 겨우 면했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출시될 신작은 없는 가운데, '붉은사막'을 하반기에 개발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상황이다.

넷마블은 역대 최대인 2조 6734억원의 매출에도 불구, 1044억원의 적자로 연간 기준 10년만에 영업이익 마이너스라는 다소 충격적인 결과를 낳았다. 신작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이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데다, 블록체인 사업 투자를 했지만 글로벌 산업계의 전반적인 침체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올해는 '모두의마블: 메타월드'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등 신작에 중국에서 판호를 받은 4종의 현지 출시, 소셜 카지노 스핀엑스 등의 견조한 매출 등을 바탕으로 일단 흑자 전환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컴투스는 7174억원의 매출로 역시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166억원의 영업손실로 실익을 얻지 못했다. 연말에 신작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을 글로벌에 출시, 온전한 실적이 반영되지 못한 탓도 있지만 역시 블록체인 플랫폼에 대한 집중 투자에도 불구, '타임 갭'으로 인해 아직 본격적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영향이 컸다. 신작 '제노니아'의 성과와 더불어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의 부활에 올해의 목표인 연매출 1조원 달성이 달려있다 할 수 있다.

위메이드 역시 80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P2E 게임 '미르4'의 성과와 자체 보유 위믹스 매도 등으로 2021년 기록적인 성과를 냈던 위메이드로선 블록체인 플랫폼 생태계의 침체와 위믹스의 국내 4대 거래소 퇴출이라는 엄청난 악재를 맞닥뜨려야 했다. 일단 최근 코인원을 시작으로 위믹스 원화 거래가 재개됐고, P2E 게임 '미르M' 글로벌 버전이 초반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신작 '나이트 크로우'의 사전예약을 다음달 시작하는 등 흑자 전환을 넘어 생태계의 선두 주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2022년 국내 주요 게임사 실적(매출순)

게임사=매출(증감율)=영업이익(증감율)

넥슨=3537억엔(+29%)=1037억엔(+13%)

넷마블=2조 6734억원(+6.6%)=-1044억원(적자전환)

엔씨소프트=2조 5718억원(+11%)=5590억원(+49%)

크래프톤=1조 8540억원(-1.7%)=7516억원(+16%)

카카오게임즈=1조 1477억원(+13%)=1777억원(+59%)

컴투스=7174억원(+28.4%)=-166억원(적자전환)

위메이드=4586억원(-18.25%)=-806억원(적자전환)

펄어비스=3860억원(-4.4%)=166억원(-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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